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재고량이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겨울 추위가 일찍 찾아온 영향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美 이른 추위, 천연가스 ETN '대박'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 천연가스 선물 ETN’은 1360원(15.14%) 오른 1만34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45.7% 올랐다. 올해 상승률은 72.2%에 달한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2배 더 움직이는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은 소위 ‘대박’을 쳤다.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은 이달 104.6%, 올해 166.2% 상승했다.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ETN’도 이달 102.2%, 올해 180.7% 올랐다. 삼성 ETN은 환노출 상품이라 달러 강세 효과가 더해졌다.

반면 기초자산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천연가스 ETN은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신한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은 이달 35.2% 손실을 냈다.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이달 수익률이 -60.3%,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은 -60.9%에 달한다.

美 이른 추위, 천연가스 ETN '대박'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2월 만기 천연가스 선물은 14일(현지시간) 하루에만 17.9% 오르며 100만BTU(1BTU=252㎈)당 4.84달러로 마감했다. 지난달 말 3.26달러에서 48.3% 상승했다.

미국 CNBC 방송은 “미국 중부와 동부에서 12월 중순에나 나타날 날씨가 11월 중순에 나타났다”며 “예상 밖의 강추위가 계속된다면 천연가스 가격이 5~6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국이지만 셰일오일과 마찬가지로 파이프라인 등 인프라 미비로 공급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천연가스 재고를 비축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천연가스는 미국 전력 발전원의 32%를 차지한다. 에어컨 사용으로 가을까지 천연가스 소비량이 많았는데, 바로 추위가 찾아와 이번엔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했다.

다만 추위가 누그러지면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날씨는 불확실성이 커 앞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계절적 성수기를 앞둔 단기 강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물 등 파생상품 ETN은 만기 연장(롤오버) 비용이 발생해 횡보장보다는 추세적으로 상승할 때 성과가 좋은 점도 주의해야 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