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실적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작년 동기보다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은 실적 발표 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도는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3.1% 줄어든 76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14일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실적 발표 전 집계한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 컨센서스는 1185억원이었다.

미래에셋·삼성證 순이익 급감, KB·NH證은 개선…증권사 3분기 실적 '희비'
미래에셋대우 측은 순이익이 줄어든 주된 이유로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를 꼽았다. 3분기 들어 거래대금이 전 분기보다 30% 이상 감소한 게 이익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상환과 발행이 급감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주식과 퇴직연금 등의 판매가 늘어나고 11개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어 4분기 이후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이날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6.5% 감소한 642억원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 산하 KB증권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3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8.6% 늘어난 60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증시 부진에 위탁매매 수수료는 줄었지만, 신용공여 이자와 유가증권 운용 관련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을 흡수합병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여러 사업 부문에 걸쳐 수익원을 다양화한 것이 바탕이 됐다. NH투자증권은 이날 3분기 순이익이 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컨센서스(1053억원)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이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1236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보다 6.2% 감소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탁매매, 자산관리, 투자은행(IB), 자산운용 등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 순영업이익에서 각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위탁매매 22.4%, 자산관리 13.7%, 투자은행 22.4%, 자산운용 21.6% 등이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에 편중되지 않고 사업 부문 간 시너지를 내면서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부진이 계속돼 4분기에 증권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부진이 이어지면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줄고 있고, ELS와 펀드 판매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시 부진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IB 부문 경쟁력이 강한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