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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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이후 시장 관심이 경기와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3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50포인트(1.85%) 하락한 2041.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2047.62로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장중 2032.0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2.39% 떨어지고 있다.

뉴욕증시 급락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달러화 강세, 애플을 비롯한 IT주의 실적악화 우려,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3중고 영향을 받았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02.12포인트(2.32%) 내린 25,387.18을,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1.97% 하락한 2726.2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7200.87로 전날보다 2.78% 떨어졌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일부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지만 펀더멘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조정됐다. 유가는 11일 연속 하락하면서 1984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사그라들기는커녕 오히려 여러 지표들을 통해 불안감이 확인되거나 우려가 심화된 것이다.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은 기대를 상회했지만 다음 분기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에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의 정책 기조가 유지된 점도 부담이다. FOMC는 미국 경제를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12월 기준금리 인상과 이후 추가적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장의 하락세 또는 경기 감속을 방어해 줄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

단기적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미중 무역협상 정도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다. 이는 경기감속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 징후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미중 무역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나오지 않는 한, 중기 시장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하다"며 "9월 FOMC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제시한 바와 같이 크고 지속적인 시장 조정과 FOMC 전망을 하회하는 경기 둔화가 나타나면 Fed는 완화기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뉴욕 출장에서 투자자들은 S&P 500이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거나, 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1%대가 되면 Fed는 기조 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며 "내년 1분기에 Fed의 기조 변화 가능성이 높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9.2%인 2019년 S&P 500의 주당순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내년 1분기 0% 부근까지 하락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