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줄줄이' 13일 주식시장, 주목해야 할 점은?
13일 주식시장에는 다양한 악재가 산적해있다. 지난밤 글로벌 증시는 줄줄이 하락했다. '애플 쇼크'로 인한 뉴욕증시의 급락세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국내 바이오주 시가총액 대장주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동반 추락하면서 제약·바이오 업종 전반이 부진하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는 무역전쟁 우려와 애플 주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2%(602.12p) 내린 2만5387.18을,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7%(54.79p) 하락한 2726.2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7200.87로 전 거래일보다 2.78%(206.03포인트) 떨어졌다.

애플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한 탓이다. 애플의 아이폰 부품 3D 센서를 납품하는 루멘텀 홀딩스가 2019 회계연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데에 따른 여파가 컸다. 이날 애플 주가는 4% 이상 하락했고, 이달 고점 대비 10% 이상 빠졌다.

'애플 쇼크'는 유럽증시도 덮쳤다. 유럽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대비 1% 하락한 362.03으로 거래를 마쳤다. 거의 모든 업종이 내린 가운데 기술업종이 3.6%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브렉시트 협상의 불확실성과 이탈리안 예산안 등을 둘러싼 우려도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에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대폭 늘린 내년 예산안을 수정하라고 요구하며 데드라인을 13일로 정했지만 이탈리아는 EU의 수정요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당분간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지수 조정 우려가 더해가고 있다. 전날 국내 바이오주 시가총액 1, 2위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1.98%와 22.42% 큰 폭으로 떨어졌다.

셀트리온은 실적 우려가 커지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일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결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탓이다.

증권업계에선 국내 증시의 하락 가능성을 강하게 점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변 여건으로 한국 증시는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애플 실적 하락이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던 이슈라는 점, 유럽에서는 정치 이슈의 완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는 점 등이 조정폭을 축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 강세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이 커 국제 유가가 가격 하락에 대한 변동성을 줄이고 있다는 점도 낙폭을 잠재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