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내 부진하던 게임주가 최근 반등하면서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신규 게임 등록 금지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증가 우려가 여전하지만 신작 출시 등을 계기로 성장성이 뚜렷한 기업에 투자할 만한 시기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신규 게임 출격 대기컴투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원(0.22%) 오른 13만87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8.27% 상승했다. 넷마블(11월 이후 상승률 3.57%), 엔씨소프트(4.54%), 더블유게임즈(5.83%) 등 다른 게임주도 이달 들어 선전하고 있다.그동안 게임주를 짓누르던 악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주가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올해 내내 게임주가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신규 게임 출시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최근엔 출시 지연이 오히려 반등의 재료로 부각되고 있다. 실패가 아니라 늦춰진 것이라 현재 시점에서 출시가 예정된 신작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게임회사들은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33개, 15개의 신작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일정이 지연되며 상반기 17개의 신규 게임이 출시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숫자가 늘고 있다. 지난 3분기 9개의 신작이 공개된 데 이어 4분기와 내년 상반기에 각각 15개, 29개의 신작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게임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블레이드&소울2’ ‘리니지2M’ ‘아이온템페스트’ 등 기대작을 출시할 예정인 엔씨소프트와 검은사막 이후 새로운 프로젝트 3개를 공개한 펄어비스, ‘블레이드&소울:레볼루션’ 출시를 앞둔 넷마블 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컴투스, 넷마블 등의 주력 게임이 출시되면서 주가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신규 게임 성공 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9.96배다. 웹젠(9.04배), 컴투스(9.82배) 등도 10배가 되지 않는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게임사의 평균 PER은 19.5배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도 NHN엔터테인먼트가 0.55배인 것을 비롯해 게임빌(1.16배), 더블유게임즈(1.84배) 등도 2배 미만이다.정부 규제도 이미 반영된 악재인 만큼 주가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국정감사 출석 이후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도 상당 부분 잦아들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인력 충원에 따른 비용 증가, 개발 시간 지연 등의 문제가 있지만 점진적으로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의 게임 규제도 내년부터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게임 등록 중단이 장기화된 것은 중국 정부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게임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등록이 재개되면 한국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디어·콘텐츠산업 전반의 통제를 강화하며 올해 3월부터 신규 게임 등록을 전면 중단했다.국내 시장의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안 연구원은 “‘리니지2:레볼루션’ 등 성공한 게임은 하루 매출이 90억원까지 올랐다”며 “신규 대작 게임만 나온다면 한국 시장에서 하루 100억원 이상 매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3분기 실적이 이번주 공개된다. 신작 여부에 따라 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펄어비스, NHN엔터테인먼트 등이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대형 게임사의 전망은 밝지 않다.5일 업계에 따르면 7일 컴투스·더블유게임즈·위메이드를 시작으로 8일 넥슨·게임빌·카카오, 9일 엔씨소프트·펄어비스·NHN엔터테인먼트·네오위즈 등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대형 게임 3사(넥슨·엔씨·넷마블)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최대 60%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업계 1위 넥슨의 실적이 그나마 양호하다.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어든 실적이 예상된다. 중국에서 인기 있는 던전앤파이터 덕분이다. 하지만 모바일 MMOPR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카이저 등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미래먹거리가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부진한 모습이다. 양사는 지난해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렇다 할 신작이 없어 실적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존 인기 게임의 노후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중소 업체들도 비슷한 처지다. 펄어비스, NHN엔터테인먼트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 초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NHN엔터 역시 일본 시장에 출시된 모바일게임의 인기로 전년 대비 170% 늘어난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이들을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은 전년 대비 20~30% 줄어든 실적이 점쳐진다.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출시된 신작 수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출시된 신작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부진했다. 신작의 흥행 비중이 높은 게임업계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넷마블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부터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이 묶이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거세진 중국 업체들의 물량공세도 위험요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 가뭄이 부진한 실적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기대작이 쏟아지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