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큐! IPO]'킹스레이드' 하나로 1000억원 번 베스파…'제 2의 펄어비스' 될까?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모바일게임 '킹스레이드' 개발업체인 베스파가 다음달 3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지난해 하반기 최대 흥행주였던 펄어비스 이후 오랜만에 게임주가 주식시장에 등장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킹스레이드를 해외에서 잇달아 흥행시킨 베스파는 이번 상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2013년 설립된 베스파 대표작은 킹스레이드다. 2016년 9월 태국을 시작으로 국내 북미 유럽 일본 대만 등에 순차적으로 게임을 출시했다. 출시와 동시에 킹스레이드는 현지 게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150여 개 국가에 서비스 중이다.

킹스레이드의 인기에 힘입어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킹스레이드 출시 첫해인 2016년 1억2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11억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을 2.6배 이상 뛰어넘은 8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도 지난해 연간 67억원에서 2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가 채 가기도 전에 지난해 연간 올린 실적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이다.

베스파 관계자는 "최근 성장 추세를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봐도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이 어렵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는 당분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일본에서, 5월에는 대만에서 킹스레이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월 단위 매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장에서 출시 직후부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어서다.

베스파는 퍼블리셔(게임유통업체) 없이 해외에 진출했다. 현지 마케팅은 물론 서비스까지 모두 직접 맡았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대형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고 마케팅 및 유통을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나누어야 한다. 퍼블리셔가 없는 베스파는 다른 게임업체들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다.

개발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강점이다. 보통 퍼블리셔를 겸하는 대형 게임제작사의 경우 개발자 비율이 임직원의 50% 정도다. 하지만 베스파의 개발자 비율은 70%에 달한다. 콘텐츠 개발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다.

베스파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킹스레이드 시즌2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식재산권(IP)를 이용한 콘솔(가정용 게임기)용 게임도 2022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투자 위험 요인도 있다. 게임 포트폴리오가 킹스레이드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RPG 장르 특성상 호흡이 길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단일 게임으로는 향후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베스파의 매출은 전부 킹스레이드에서 발생하고 있다. 킹스레이드의 인기가 시들해질 경우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실제로 선데이토즈(애니팡), 액션스퀘어(블레이드), 데브시스터즈(쿠키런) 등 단일 인기 게임으로 상장한 회사들은 ‘원게임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해 성장하지 못하는 사례를 종종 보인다.

김진수 베스파 대표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이탈을 늦추고 있으며, 지역별·국가별 특성에 부합하는 홍보 활동을 통해 신규 유저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세븐나이츠 For Kakao', '몬스터길들이기 For Kakao'와 같이 출시된지 4~5년이상 된 게임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사례도 있다"며 "킹스레이드의 흥행을 장기간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 업데이트에 주력하는 한편, 단일게임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신규 게임 개발이나 좋은 IP를 가진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파는 이번 상장에서 160만주를 공모하며, 전체 공모예정금액은 717억~955억원이다. 오는 15~1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이어 21~22일 청약을 받은 뒤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