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 수요 없다던 AMD, 채굴기 생산 돌입
AMD가 가상화폐(암호화폐) 채굴기 생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6일 AMD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블록체인 컴퓨팅 솔루션(암호화폐 채굴기)'을 출시한다. 홈페이지 관련 소개에는 "AMD는 블록체인 트랜잭션을 빠르고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최상의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 기술을 제공하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기술했다.

AMD는 CPU와 GPU를 설계·생산하는 회사다. 지난해 암호화폐 열풍이 불면서 AMD의 GPU가 채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AMD의 GPU RX580을 사용한 그래픽카드는 생산량 대부분이 채굴 시장으로 유입돼 일반 소비자가 시장에서 구매할 수 없을 만큼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암호화폐 채굴 시장은 급격히 줄었다. 각국 정부의 규제 이슈,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채굴 난이도 상승과 채굴 보상 감소, 작업증명(PoW) 방식 도태 등의 영향이다. 그러면서 그래픽카드 수요도 줄었다. 일부 컴퓨터 부품 도매업체들은 악성 재고로 전락한 AMD RX580 신품 그래픽카드를 시장가 절반 수준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AMD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암호화폐 채굴용 GPU 매출이 "한 자릿수 비중을 차지해 무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리사 수 AMD 대표 역시 앞선 7월 2분기 실적발표에서 "블록체인에는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이 무색하게 AMD 홈페이지에 그래픽카드 제조사들과 협력해 채굴기를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 공개된 것이다. AMD는 "블록체인 컴퓨팅 솔루션을 다양한 시장에 출시하겠다. 새롭고 혁신적인 플랫폼을 선보이기 위해 기존 생태계 파트너들과 협력한다"고 했다.

AMD가 의외의 행보를 보인 배경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AMD와 암호화폐 채굴기를 생산하는 협력사는 사파이어 애즈락 에이수스 MSI 바이오스타 TUL 라진테크 등 7곳이다. 그래픽카드 8~12개를 한꺼번에 장착해 사용하는 채굴기 8종을 선보인다. AMD는 "궁극의 안정성과 엔터프라이즈급 품질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개별 제품 가격은 별도 공개하지 않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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