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 침체에 따른 경영 악화로 중단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4년 만에 재개한다. 올 들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이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대우조선해양은 오는 16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접수한다고 4일 발표했다. 설계, 생산관리, 재무회계, 경영지원, 구매, 연구개발(R&D), 영업 등 모든 분야에서 선발한다. 채용 인원은 수십 명이다. 이번 대졸 공채에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 도입된다. 접수 과정에서 R&D 분야를 제외한 전 분야에서 출신 학교명을 배제하도록 했다.매년 200명 이상의 대졸 사원을 채용하던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하반기를 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못했다. 일부 경력사원만 충원했을 뿐 신규 채용이 중단돼 인력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 채용에 나선 것은 조선업황 개선과 경영정상화 작업의 성과 덕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39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281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 3분기에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며 “후판 가격 상승 등으로 조선업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구조조정과 자구안 이행으로 경영정상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방조했다는 혐의로 1년간 업무정지를 당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딜로이트안진은 이번 판결로 회사 차원의 분식회계 혐의를 벗게 됐지만 영업정지로 3년간 12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2일 딜로이트안진이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한 업무정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에서 법인(안진) 차원의 조직적인 분식회계 개입은 없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재판부는 “극소수 구성원의 위반 행위로 전체 감사 업무를 정지시킨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했다. 또 “감사 소홀, 부실 등 책임을 온전히 원고(안진)에 돌릴 수만은 없다”며 “(금융위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금융위는 2017년 4월 대우조선의 감사인이었던 안진에 대해 분식회계를 묵인·방조했다며 12개월 업무정지와 과징금 16억원, 과태료 2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안진은 신규 상장사 80여 곳과 비상장 금융회사 60여 곳에 대한 감사 수임이 막히면서 연간 400억원, 3년간 최소 12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봤다. 삼일회계법인에 이은 회계법인 2위 업체로서의 오랜 지위도 흔들렸다. 기업 구조조정 핵심 고객인 산업은행과의 거래도 끊기면서 삼정KPMG에 추월당해 EY한영과 비슷한 ‘빅4’ 하위 그룹에 머물게 됐다.안진의 영업정지는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을 줬다. 회계법인들이 건설 조선 등 수주산업에 대한 회계 처리를 보수적으로 보면서 이들 기업의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조금만 분식 조짐이 있어도 ‘의견거절’ ‘한정의견’ 등을 쏟아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이 많았다.안진은 그러나 정부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밉보일 경우 더 큰 보복을 우려한 것”이라며 “당시 정부가 대우조선의 분식과 부실 경영 책임을 회피하려 회계법인에 과도하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지적했다.안대규/신연수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수주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지난달까지 111억달러어치(135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139억달러(200척)를 수주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이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60% 이상 늘었다. 올해 수주 목표액 132억달러의 84%를 달성해 연내 목표 달성이 무난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 4~5척을 비롯해 초대형유조선(VLCC)을 추가 수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작년 4분기 이후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하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까지 49억달러(41척)를 수주해 목표액(82억달러)의 59%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 회사가 장점을 보였던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 설비)를 수주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3분기 12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은 이 여파로 올해 영업손실액 전망치를 2400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까지 46억달러(35척)를 수주해 목표(73억달러) 대비 달성률이 63%를 기록하고 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