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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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세를 보이던 한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한국 증시의 반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 중간선거,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같은 이벤트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68.85포인트(3.39%) 상승한 2096.0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재개되면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 이후 "무역합의 초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2일에는 3.53%나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엇갈린 메시지가 나오면서 하락 마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초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부인하면서 다우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수가 하락 전환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다고 밝혔지만 지수가 상승세로 방향을 틀진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며, 모두에게 공정한 거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측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훨씬 가까워지고 있다.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이번 주에도 글로벌 증시의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쏠릴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할 것이라는 신호가 지속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다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눌렸던 주식시장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급등한 만큼 코스피의 상하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중국이 돌연 강경기조를 나타내거나 트럼프의 태도가 돌변하지 않는다면 G20 정상회담까지 무역협상 기대감이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수세도 국내 증시가 반등을 이어갈 조건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868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매수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초 1142.0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121.60원까지 빠르게 급락했다는 점에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연속 매수세로 나선 것은 긍정적"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수급과 밀접한 지표가 달러인덱스인데 위험선호가 확산되면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수급 유입이 지속될 만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증시 반등의 걸림돌도 존재한다. 오는 6일(현지시간) 치뤄지는 미국 중간선거는 주식시장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차지한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지만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할 경우 달러화 강세, 미국 금리 상승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화당이 양당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화당이 양당을 차지하면 즉각적인 금융시장 반응은 달러화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으로,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흥국 금융환경은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이후 중국과 협상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친화적 발언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여진다"며 "현재 발언이 중간선거용인지가 중요하며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뉘앙스 변화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8일(현지시간) 진행되는 FOMC 회의도 주목된다. Fed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 11월 인상 가능성은 낮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 지가 관건이다. 2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2%선 위로 다시 올라왔다. 지난달 미 국채 금리 급등에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였던 만큼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