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삼성전기, 깜짝실적에 주가도↑…MLCC로 공매도 극복
삼성전기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내면서 반등하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면서 공매도 물량도 청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삼성전기의 주가는 1만원(8.47%) 오른 1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7% 이상 오른 후 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삼성전기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한달 간에는 18.4% 떨어졌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되면서다. 일본 경쟁사인 무라타가 대규모 MLCC 공장증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급과잉 문제도 주목받았다.

주력 제품의 공급과잉 우려가 생기면서 공매도 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10월 한달 동안에만 삼성전기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9839억원(650만8000주, 지난달 29일 기준)에 달한다. 지난 9월 말 공매도 잔고금액이 3109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지난 한달 간 6729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며칠 새 '쇼트 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 물량이 유입되면서 주가 반등폭이 두드러졌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시현하며 실적이 건재하다는 점을 증명한 덕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중심으로 공매도한 주식을 되사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 매출이 2조3663억원, 영업이익이 405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와 292.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당초 증권업계에선 삼성전기가 이번 분기 37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었다.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4분기 MLCC 고정거래가격을 평균 15% 인상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은 전년(2100억원) 대비 4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10월 말 기준 삼성전기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가장 높다"면서도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MLCC의 빠듯한 수급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했다. 주가 역시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