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가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권구훈 골드만삭스증권 전무, 이진영 NH자산운용 마케팅전략본부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전략실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병욱 의원 제공
‘한국 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가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권구훈 골드만삭스증권 전무, 이진영 NH자산운용 마케팅전략본부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수철 국민연금 기금운용전략실장,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김병욱 의원 제공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을 불러온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책 토론회가 31일 국회에서 열렸다. 낮은 배당과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인한 국내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외면이 주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국내 증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려면 주식을 팔 때 내는 증권거래세를 낮추거나 폐지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필요하다는 주장 등이 나왔다.

◆“증권거래세 낮추거나 폐지해야”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은 2.18%로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낮다”며 “소규모 지분을 가진 오너가 기업 집단을 경영하는 지배구조 문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와 화학업종의 경우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하고 업황 사이클에 따라 부침이 심한 경기 민감주여서 글로벌 증시보다 한국 시장의 낙폭을 더 키웠다고 분석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7.7배로, 주요국 중 러시아(5.3배) 다음으로 낮다. 김 센터장은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매도할 때 물량을 받아낼 민간 수요가 취약한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바이오 기업의 회계 이슈는 기업에 대한 불신을 더 키웠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떠나고 단기 수익만 내려는 사람들이 시장에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일 방안으로는 ‘증권거래세 인하’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도입된 증권거래세는 단기적으로 세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증권거래세율은 매도대금의 0.3%다. 중국과 홍콩의 0.1%, 대만 0.15%에 비해 높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 축소 방침도 도마에

토론회에선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 여부도 논란이 됐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크고 기관 비중이 작아 외국인이 매도하면 물량을 받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 (축소) 방향을 재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수철 국민연금 운용전략실장은 “분산 투자 차원에서 장기 목표에 따라 수년째 국내 주식은 줄이고 해외 주식을 늘리고 있다”며 “연기금의 시장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 투자 규모도 줄어들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다시 시도할 때라는 주장도 나왔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는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신흥국 비중을 줄이며 한국 주식을 파는 게 국내 증시 하락의 한 원인”이라며 “MSCI 지수에서 중국 비중이 커지고 향후 인도가 들어오면 한국 비중은 더 작아지기 때문에 과거 시도했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