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판매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스터리쇼핑(암행감찰)을 한 결과 신한·KEB하나·농협·한국SC·경남은행과 유진투자증권이 낙제점을 받았다. 증권회사보다 은행에서 불완전판매 소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파생결합증권 판매 실적이 많은 29개 금융사 440개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6월 초부터 3개월 동안 벌인 미스터리쇼핑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미스터리쇼핑은 조사원이나 감독직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해당 업체와 매장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적합한 상품을 권유했는지를 비롯한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녹취의무, 숙려제도 안내, 고령투자자 보호제도, 적합성 보고서 등으로 판매회사 등급을 나눴다.
금감원, ELS 판매 미스터리쇼핑 해보니…은행 5곳·증권 1곳 '낙제점'
전반적으로 증권사가 은행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증권사 15곳의 200개 점포 평가 점수는 평균 83.9점으로 2015년(77.7점)과 지난해(64.3점)보다 개선됐다. 반면 은행 14곳, 240개 점포의 평가 점수는 평균 64.0점으로 2015년(76.9점)보다 12.9점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2016년과 2017년 은행에 대해선 파생결합증권 관련 미스터리쇼핑을 하지 않아 2016년 이후 도입된 투자자보호 제도에 대한 은행 직원들의 숙지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90점 이상의 ‘우수’ 등급은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하나금융투자 KB증권 SK증권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8개사는 80점대로 ‘양호’ 등급을 받았다.

유진투자증권 경남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한국SC은행은 60점을 넘지 못해 ‘저조’ 등급을 받았다. 대신증권 대구은행 수협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은 60점대로 ‘미흡’ 등급이었다.

전체 평가 대상 금융사의 항목별 평균 점수를 보면 적합성 원칙(85.2점), 설명 의무(79.0점) 등은 ‘보통’ 등급 이상이었다. 하지만 숙려제도(51.4점), 고령투자자 보호제도(57.3점) 등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숙려제도는 70세 이상 고령투자자의 경우 2영업일 이상의 숙려 기간을 두고 가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금감원은 종합평가 등급이 ‘저조’ 또는 ‘미흡’인 회사에 대해선 판매 관행 개선계획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했다. 계획 이행 여부를 분기별로 점검해 실적이 저조한 회사는 현장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