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중 SK그룹주가 글로벌 금융 불안 등으로 출렁인 급락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은 이달 들어 10대 그룹 중 시가총액이 가장 적게 줄었다. SK텔레콤, 부산가스 등 안정성 높은 통신·유틸리티 기업과 실적 개선이 뚜렷한 SK머티리얼즈 등이 주가를 방어했다.
하락장 속 10대그룹 주가 방어 성적은…고배당·내수주 많은 SK그룹 선방
◆배당주·실적주로 무장한 SK ‘선방’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SK그룹 상장 계열사 17곳의 시가총액은 총 125조7340억원에서 116조3431억원으로 7.47%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이 기간 가장 적게 감소했다.

SK 계열사 중에 부산가스(-2.19%), SK텔레콤(-2.48%), SK머티리얼즈(-4.44%) 등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지 않은 유틸리티주, 배당성향이 높은 통신주 등이 급락장에서 방어주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도 밝다. SK텔레콤은 내년부터 상용화되는 5G(5세대) 통신 시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물적분할 등 지배구조개편이 본격화되면 주주 환원 정책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수요가 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 불황기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재료 사업의 특성상 내년에도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SK텔레콤과 SK머티리얼즈를 각각 581억원, 2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차그룹은 부진

SK그룹에 이어선 롯데(-7.70%), 포스코(-10.38%), LG(-12.61%) 등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13.33%)보다 덜 하락하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들어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던 곳은 상장계열사가 줄줄이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19.47%)이다. 11개의 상장계열사 시가총액은 불과 한 달 새 17조4000억원 줄었다.

계열사별로는 현대건설(-30.52%), 현대로템(-26.23%), 현대제철(-23.36%) 등의 하락폭이 컸다.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은 남북한 경제협력 수혜주로 꼽히며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심을 받으면서 크게 올랐지만 이후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며 주가가 떨어졌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부터 이어진 현대건설의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4분기 해외 매출이 극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