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보톡스) 업체인 휴젤이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주요 보톡스주가 급락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따이궁(보따리상) 단속이 강화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다.

中 보따리상 단속에 보톡스株 '뚝'
26일 코스닥시장에서 휴젤은 5만6700원(19.23%) 떨어진 23만81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2만7600원까지 밀리면서 1년 내 최저가를 기록했다. 보톡스 대장주인 메디톡스도 3.23% 하락했다. 메디톡스를 포함해 셀트리온헬스케어(-3.38%) 신라젠(-7.02%)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주요 바이오주가 급락하면서 이날 코스닥지수는 23.77포인트(3.46%) 떨어진 663.07로 마감했다.

전날 휴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휴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4% 줄어든 51억원에 그쳤다.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201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10만 주를 장내 취득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디톡스 주가도 이달 들어서만 29.4% 떨어졌다.

보톡스주의 실적 부진은 주요 시장인 중국 수출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휴젤은 올 3분기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87.3% 줄었다. 중국은 아직 국내 업체가 정식으로 보톡스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따이궁들이 한국에서 보톡스와 필러를 들여와 암암리에 유통해 왔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법으로 유통되는 보톡스를 중국 정부가 단속하기 시작하면서 휴젤의 보톡스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제약업계의 가짜 백신 파동 이후 정부가 규제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보톡스주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55만원→39만원) 유안타증권(61만원→54만원) 등이 휴젤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진 연구원은 “올 상반기 휴젤의 ‘보툴렉스’(보톡스 상품명)가 중국에서 임상 3상을 마쳤고 연중 판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도 “판매는 2020년께 이뤄져 내년 수출 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휴젤은 화장품 브랜드인 ‘웰라쥬’ 매출이 늘고 있어 4분기에 실적을 만회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면세점에 입점한 웰라쥬는 4분기 120억~13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