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 전기자동차 배터리주는 25일 ‘가속페달’을 밟았다. 전날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게 투자심리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LG화학 삼성SDI 등 간판 전기차 배터리주의 3분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정장에서 달린 전기차 배터리株

급락장서 가속페달 밟은 전기차 배터리株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9000원(2.72%) 오른 33만9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LG화학은 증시 조정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시작했다가 상승 반전했다. 삼성SDI는 7000원(3.15%) 상승해 22만9500원에 마감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를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도 각각 1.61%, 2.38% 올랐다. 이날 전기차 배터리주를 끌어올린 주체는 기관투자가다. 기관은 LG화학과 삼성SDI를 각각 262억원(상장지수펀드 제외 유가증권시장 5위), 114억원(12위) 순매수했다. 기관은 에코프로를 코스닥시장에서 세 번째로 많은 84억원어치 사들였다.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주가 강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로는 전방기업인 테슬라의 3분기 호실적 발표가 꼽힌다. 테슬라는 간판 모델인 모델3의 판매 호조로 3분기에 3억1151만달러(약 3542억원)의 순이익을 내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주당순이익(EPS:순이익/주식 수)은 2.90달러로 실적 발표 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0.19달러 순손실을 크게 웃돌았다. 테슬라 주가는 장 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12% 급등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방기업인 테슬라의 3분기 호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밸류 체인(가치사슬) 하단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기업의 동반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고 설명했다.

◆기대 커지는 LG화학·삼성SDI 3분기 실적

급락장서 가속페달 밟은 전기차 배터리株
국내 전기차 배터리주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일 발표될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602억원) 대비 239.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영업이익보다 441.0% 많은 6324억원이다.

LG화학의 전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2.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사업부문은 연말까지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최근 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면서 기초소재 부문 실적 부진 우려가 줄었고 4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문이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中 CATL과 갭 메우기

한국 전기차 배터리주의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중국 CATL과 시가총액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배터리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인 CATL은 지난 11일 저점 수준으로 떨어진 후 상승세로 돌아서 24일 27.38% 올랐다. 시가총액은 1776억위안(약 29조원)으로 23조9661억원인 LG화학보다 많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과가 수년 내에 CATL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정책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 CATL이 당장은 유리하지만, 2020년까지 보조금이 철폐되면 LG화학이 중국 시장에서 CATL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진 연구원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은 2020년에 CATL을 역전할 것”이라며 “LG화학이 시총 측면에서 CATL과의 차이를 빠르게 좁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