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22일 오후 6시45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 중인 셀트리온 주식 약 9000억원어치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 미국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시장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는 만큼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켓인사이트] 테마섹, 셀트리온 지분 9000억 규모 블록딜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마섹은 이날 100%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셀트리온 주식 339만1700주(2.7%)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하기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갔다. 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공동으로 맡았다. 거래 예정일은 23일 개장 전이다.

주당 거래가격은 이날 종가 26만8500원에서 5~8%를 할인한 24만7000~25만5000원이다. 매각대금은 희망범위 상단 기준 8648억원에 달한다. 거래를 마치면 아이온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은 지난 6월 말 기준 12.45%에서 9%대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셀트리온의 2대 주주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는 성공적인 지분 매각을 위해 잔여 주식을 3개월 동안 팔지 않는 매각제한(록업)을 약속했다. 아이온인베스트먼트의 대규모 블록딜은 지난 3월 220여만 주 매각에 이어 7개월 만이다. 당시 매각가격은 34만원 수준으로 이번 물량보다 30% 이상 비쌌다.

테마섹은 2010년 5월 셀트리온 보통주 1223만 주를 모두 2079억원(주당 1만7000원)에 인수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매각 희망가액 기준 투자수익은 취득단가 대비 1500%에 가깝다.

매각 이후에도 2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한다. 아이온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서정진 회장(35.8%) 원에쿼티파트너스(18.1%)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10.5%)을 들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500원(1.65%) 하락한 2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인상 등 요인으로 미국의 기술주, 한국의 바이오주 등 성장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와중에 블록딜이 단행되는 만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5일 39만2000원(장중)으로 연중 최고가를 찍었던 셀트리온은 5월8일 연중 최저가인 24만4000원까지 떨어진 뒤 25만~30만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33조6687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084억원, 영업이익은 2247억원이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