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편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에 커뮤니케이션서비스산업이 신설되면서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봅니다. 한국의 관련 상장사들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겁니다.”

"GICS 개편으로 인터넷·엔터·게임株 투자 늘 것"
존 데이비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상장지수상품(ETP) 글로벌 본부장(사진)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GICS는 S&P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함께 만드는 산업분류 체계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자산배분과 성과 평가의 기준이 되며 벤치마크(기준 지수)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개편방향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이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만 약 210조원에 이른다.

S&P와 MSCI는 지난달 24일 정기변경에서 종전의 통신산업을 커뮤니케이션서비스로 확장, 변경했다. 자유소비재산업에 속해 있던 미디어산업과 정보기술(IT) 부문의 인터넷·소프트웨어산업을 커뮤니케이션서비스로 이동시켰다.

각 산업의 구성 비중은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조정한다. 데이비스 본부장은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은 20~30년 전에는 전혀 없었던 유형의 회사”라며 “기존 IT기업과 성격이 다른 만큼 새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GICS 개편은 한국 상장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카카오, CJ ENM 등이 IT업종에서 떨어져 나와 커뮤니케이션서비스산업으로 이동한다. 그는 “미국에는 경기흐름에 따라 산업별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로테이션 인덱스펀드가 활성화돼 있다”며 “커뮤니케이션서비스산업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자산운용사가 늘어나고 자금도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글로벌 인덱스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와 스테이트스트리트는 S&P의 GICS 개편을 반영해 투자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발빠르게 반응했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수수료가 싼 패시브펀드(지수 구성 비중에 따라 수동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스 본부장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패시브펀드가 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투자종목을 선정하는 펀드)의 성과를 앞지르고 있다”며 “펀드매니저가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더 이상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시브펀드의 종류가 점점 많아지고 운용 시스템도 정교해지고 있어 패시브펀드 쪽으로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유망한 상품으로는 사회책임투자(ESG) 인덱스펀드를 꼽았다.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의 가치를 지키려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지난 6월 세계 최대 규모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ESG 인덱스에 1조엔(약 10조원)을 투자한 것처럼 앞으로 연기금 등의 투자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