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00만원으로 여러 개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사모 재간접 펀드’에 개인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졌다. 자산운용사들이 사모 재간접 펀드 가입일에 뒀던 제한을 잇따라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전엔 투자자가 운용사가 정해둔 특정일에만 펀드를 매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언제든 가입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사모 재간접 펀드인 ‘미래에셋 스마트 헤지펀드 셀렉션’을 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이 펀드의 가입일 제한 규정을 없앴다. 펀드 설정 당시엔 매달 8일과 23일에만 가입 신청을 받다가 설정 두 달 이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가입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변경한 데 이어 펀드 출시 1년째인 지난달 중순엔 매일 투자자를 받는 것으로 바꿨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1600여억원으로 국내 3대 사모 재간접 펀드 가운데 가장 크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업계 2호로 출시한 사모 재간접 펀드 ‘삼성 솔루션코리아 플러스알파’도 당초 매주 수요일로 정해졌던 가입일 제한을 지난 8월 초에 없앴다. 지난달 ‘신한BNPP 베스트헤지펀드’를 출시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처음부터 매입 방법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사모 재간접 펀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공모펀드다. 개별 헤지펀드의 최소 가입금액은 1억원을 넘지만 사모 재간접 펀드에는 최소 500만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다. 투자자가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면 운용사가 여러 개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구조다.

헤지펀드는 대부분 1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등으로 매입 가능일이 정해져 있다. 헤지펀드들을 편입하는 사모 재간접 펀드가 투자자금을 매일 받으면 자금 일부는 일정 기간 헤지펀드에 투자되지 못하고 현금으로 남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펀드매니저는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계획한 대로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운용사들이 당초 투자자의 펀드 매입일에 제한을 둔 이유다.

김승범 미래에셋자산운용 FoF운용팀장은 “펀드 규모가 작았던 운용 초기엔 적은 자금의 유출입에도 펀드가 받을 영향이 큰 만큼 위험관리를 위해 가입일에 제한을 뒀지만 이제는 펀드 규모가 커져 일간 자금 유입이 전체 펀드 운용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작아졌다”며 “운용의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투자자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