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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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 호황을 바탕으로 나 홀로 잘나가던 미국 증시마저 휘청이면서 살얼음판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이럴 땐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투자상품이 관심을 받는다. 국내 5대 자산운용사들이 적극 미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헤지펀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EMP(ETF 자문 포트폴리오) 펀드, 고배당 커버드콜 펀드, 신개념 채권혼합형 펀드 등을 들 수 있다. 기대수익률은 낮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면서 마음 편히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살얼음판 증시…커버드콜·EMP 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 '주목'
헤지펀드 재간접펀드 ‘인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고객들에게 헤지펀드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1순위로 추천한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는 우량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헤지펀드는 공매도를 적극 활용해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연 10% 안팎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어서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이었지만 지난해 5월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이 나오면서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은 지난해 9월 말 국내 처음으로 설정된 사모펀드 투자 공모재간접펀드다. 설정 이후 9.46%(11일 기준) 수익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7.39%)를 크게 웃돈 성적이다. 공모펀드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 펀드에는 올 들어서만 1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 운용 전략별로 선별한 헤지펀드 10여 개를 고르게 나눠 편입하고 있다”며 “연환산 펀드 변동성은 4%대로 국내 채권혼합형 평균과 비슷할 정도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지난달 출시한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이 펀드는 롱숏, 멀티전략, 메자닌, 기업공개(IPO), 채권 등 각각의 전략별 후보 펀드를 먼저 선정한 뒤 성과 안정성, 리스크 지표 등의 정량적 지표와 자금흐름, 운용인력 및 운용사 평판도 등 정성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헤지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신한BNP파리바운용 관계자는 “6개월여간 헤지펀드 운용사를 직접 방문, 면담을 통해 운용 현황을 확인하고 운용역과 인터뷰해 헤지펀드를 선별했다”고 말했다.

콜옵션으로 지수 방어하는 펀드 ‘관심’

콜옵션을 활용해 시장 변동성을 방어하는 펀드도 유망하다. KB자산운용은 커버드콜 펀드인 ‘KBSTAR 200고배당커버드콜ATM’을 내세우고 있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종목 가운데 변동성이 낮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에 투자해 배당수익을 확보하면서 코스피200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covered-call) 전략을 쓴다. 커버드콜 전략이란 주식을 매입하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주식을 보유하면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팔아서 수익을 낸다. KB운용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과 콜옵션 프리미엄이라는 확실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일정 수준 손실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며 “시장이 급등하는 경우 수익이 한정되지만 완만하게 상승하는 경우 콜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과 고배당주의 주가 상승으로 시장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두 달 전쯤 출시한 채권혼합형인 ‘한국투자코스피솔루션펀드’를 밀고 있다. 이 펀드는 코스피지수 변동성을 투자 수익 기회로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채권혼합형 펀드다. 전체 투자자산의 약 90%를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을 파생상품 투자에 활용한다. 파생상품 투자는 한국투신운용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TBS(Tilted Bull Spread) 전략으로 운용한다. TBS 전략은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할 때 수익과 손실이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불 스프레드(Bull Spread) 전략을 기본으로 하면서 콜옵션 매수 비중을 높여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 약 10~30% 수준의 참여율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파생투자전략을 활용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위험을 낮추고, 투자 기회를 찾는다”며 “주가 하락 시에는 월간 최대 -0.6% 수준으로 손실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자산배분형은 ‘EMP 펀드’ 각광

삼성자산운용은 자산배분형 펀드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이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EMP 펀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 EMP글로벌로테이션 펀드’는 국가별, 섹터별, 자산별로 ETF에 고르게 분산투자한다. 이 펀드는 동적자산배분(GTAA) 전략을 활용한다. GTAA 전략은 펀드매니저의 의사결정 개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한다.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시장의 큰 상승 추세를 추종해 글로벌 자산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이다. 동시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위험 관리에 집중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라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때문에, 변동성을 낮추면서도 연 4%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며 “ETF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만큼 비용이 저렴해 장기 투자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