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한국 증시의 추가 폭락 우려는 잦아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외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충격을 받는 불안한 장세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 막 시작된 3분기 실적 시즌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일수록 변동성이 확대되는 기간에 잘 버틸 뿐 아니라 반등 여력도 크기 때문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한 달 전보다 증가한 종목은 삼성전기(18.1%) SK이노베이션(12.8%) 삼성SDI(9.4%) 포스코켐텍(9.1%) 빙그레(6.8%) 등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분기 실적이 공식 발표될 때까지 분석하는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를 지속적으로 조정한다. 실적 발표 직전까지 추정치가 계속 높아지는 종목은 ‘깜짝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기·SK이노베이션·빙그레…'깜짝실적 기대株' 노려라
영업이익 컨센서스 증가폭이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기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 전 2856억원에서 3374억원으로 바뀌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 등 선두권 업체들의 고용량·고부가가치 MLCC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672억원에서 7525억원으로 증가한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래깅효과란 유가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은 오르지만 1~2개월 시차를 두고 오르기 전 가격으로 도입된 원유를 생산에 투입해 마진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주력 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 삼성SDI와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시장 확대 덕분에, 빙그레는 폭염에 따른 빙과류 매출 증가 등으로 깜짝 실적을 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SDI, 포스코켐텍, 빙그레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045억원과 330억원, 258억원이다.

증시는 연말까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이 급락했을 때) 아예 떠나는 것은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전략”(악셀 웨버 UBS 이사회 의장, 지난 11일 CNBC 인터뷰)이라는 주장처럼 지금이 우량주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많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한국 증시는 지금 비이성적으로 싸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