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콜럼버스데이(8일) 연휴를 끝낸 뉴욕 채권 시장이 9일(현지시간) 문을 열었습니다.
개장 전부터 요란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기술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연 3.25%를 훌쩍 넘어 3.254%까지 치솟은 겁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 '핵옵션'? 월가 "우리에겐 Fed가 있다"
하지만 오전 9시 장이 개장하자 안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지지선은 역시 지지선이었습니다. 금리가 단기에 너무 올랐다는 인식, 그리고 10일과 11일 연속으로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를 앞두고 금리는 내려가기 시작해 결국 지난 주말 종가보다 1.9bp 하락한 3.208%로 마감됐습니다.

이날 오후 뉴욕타임스는 놀랄만한 뉴스를 띄웠습니다. 중국이 '핵옵션'인 1조달러가 넘는 미 국채를 매도할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동안은 보복 카드로 쓸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상황이 달라질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 '핵옵션'? 월가 "우리에겐 Fed가 있다"
중국 정부가 1조1710억달러 규모의 보유 미 국채를 팔 경우 가뜩이나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뛴 상황에서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이 큰 뉴욕타임스의 보도였습니다.

하지만 뉴욕 채권시장은 별달리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미 국채 값이 떨어지면 중국도 손해다 △국채 매도로 달러가 떨어지고 위안화가 오르면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 △미 국채외에 별다른 투자 대안이 없다 △미 국채 매도는 ‘대화를 포기한다’는 뜻인데 단기엔 쉽지않다 등 여러 분석이 나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 '핵옵션'? 월가 "우리에겐 Fed가 있다"
결정적인 건 미 중앙은행(Fed)이 중국이 파는 국채를 다시 사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 양적완화(QE)를 했던 것처럼 돈을 찍어내 쏟아지는 국채를 소화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Fed는 지난해부터 자산 축소에 나서 작년 10월부터 이달 3일까지 1년간 285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했습니다. 현재 보유한 채권은 4조1750억달러로 사상 최고였던 2015년 4조5000억달러보다 상당액 줄었습니다.

분명 혼란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Fed가 1조달러 정도 더 사들이는 건 아무 것도 아니란 게 월스트리트의 인식입니다. 달러 패권의 힘입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 '핵옵션'? 월가 "우리에겐 Fed가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