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몰렸지만
카지노 인허가 단계 남아

4분기 공모 유상증자 중 '최대'
대주주 실권에 KB운용 등 참여

제주 주민 일부 카지노 확장 반대
카지노 이전·변경 허가에 변수

대규모 CB 물량 출회 가능성도
마켓인사이트 10월9일 오후 4시20분

롯데관광개발(11,750 -2.89%)이 제주에서 카지노 리조트 사업을 하기 위해 215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올해 4분기 공모 유상증자 거래(현물출자 제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여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카지노 확장 인허가 단계가 남아 있는 것은 불확실 요인으로 꼽힌다.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마켓인사이트] 롯데관광개발, 2100억 유상증자 성공할까

◆기관투자가들의 유상증자 참여 잇따라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은 총 1860만4651주를 주당 1만1600원(1차 발행가)에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위해 11~12일 이틀 동안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기존 주주가 인수하지 않는 실권주는 15일 청약공고를 내고 16~17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하기로 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유상증자로 사들인 신주는 다음달 1일 상장돼 거래할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2158억원을 제주 카지노 리조트 건설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이 회사는 중국 뤼디(녹지)그룹과 합작비율 59.9 대 40.1로 9000억원을 들여 내년 9월까지 제주 노형동에 카지노와 호텔(750실), 쇼핑몰, 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복합리조트 제주드림타워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투자금 가운데 7093억원을 떠안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와 복합리조트를 담보로 한 차입금으로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다.

롯데관광개발 최대주주인 김기병 회장과 특수관계인(지분 합계 82.86%)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김 회장 등은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1439만5184주를 전량 국내외 기관투자가에 매각했다. KB자산운용(253만7955주) 타임폴리오자산운용(185만 주) 등 기관투자가들이 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면 그만큼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늘어난다”며 “투자금 회수는 물론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인허가 등 변수도

롯데관광개발과 미래에셋대우는 카지노 사업이 성공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세워 유상증자에 나섰다. 그러나 카지노 사업이 순항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각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인수한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 사업장을 내년 제주드림타워로 옮길 계획이다. 카지노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매장 규모를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제주도 당국이 허가를 내줄지 알 수 없다. 오히려 제주도 당국은 롯데관광개발의 이전·변경 허가 신청을 엄격하게 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제주시 한복판에 카지노를 세우는 것에 대한 제주시민의 여론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이 인수한 파라다이스 카지노는 2016년 100억원, 지난해 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확장 이전이 어려우면 흑자 전환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의 CB 물량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18일 CB 4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8월18일부터 주당 8300원으로 CB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유상증자로 유통 물량이 늘어나면서 CB 투자자들이 대거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CB 물량 전환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큰 이유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 1101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6월 말 부채비율이 370.62%에 달했다. 지난해 말 대비 237.6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김익환/김병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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