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호 이사장 인터뷰

용인 아파트 사업 등 유동화 결정
"매몰비용 연연하다간 더 큰 손실"

공제회 작년 수익률 6.5% '탄탄'
국내 대신 해외대체투자 확대
회원 1인당 납입한도 높일 것
마켓인사이트 10월 7일 오후 3시48분

[마켓인사이트] 김도호 이사장 "군인공제회 8000억 부실자산 임기 내 현금화"

“8000억원 규모의 특별관리사업을 앞으로 3년 이내에 반드시 유동화하겠습니다.”

김도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실사업은 공매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현금화하고 신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직업군인 복지 증진을 위해 1984년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조3989억원으로 공제회 가운데 교직원공제회(32조4579억원), 지방행정공제회(11조766억원)에 이어 3위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총 9건, 1조6000억원 규모의 무수익 자산을 ‘특별관리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회원아파트 건설사업을 한 군인공제회는 주택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레포츠단지와 대규모 아파트 사업 등 규모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를 벌였다.

이 중 일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부실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매각 등을 통해 특별관리사업을 16개에서 9개로 줄였지만, 그동안 투자로 벌어들인 돈을 의미하는 자본잉여금은 2007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이사장은 “군인공제회의 과거 투자 방식은 동양 고전 순자에 나오는 ‘무급승이망패(無急勝而忘敗: 지나치게 승리하려는 데 급급하면 도리어 패할 수 있다)’라는 말처럼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선임된 그는 선임 후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했다. 그 결과에 따라 경기 용인 왕산리 아파트 사업 등 8000억원대 자산의 유동화를 결정했다.

[마켓인사이트] 김도호 이사장 "군인공제회 8000억 부실자산 임기 내 현금화"

그는 “회계상 손실로 잡힐 수도 있지만 공제회의 미래를 위해선 굴욕을 기꺼이 감수할 필요가 있다”며 “손해를 키우는 ‘콩코드의 오류’를 더는 범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콩코드의 오류란 영국과 프랑스가 초음속 항공기 콩코드 개발에 투입한 막대한 투자금(매몰비용)을 아까워하다 운항중단 시기를 놓치며 대규모 손실을 본 데에서 나온 경영학 용어다.

김 이사장은 “외부의 우려와 다르게 군인공제회는 자산구조가 건전하고 운용인력도 우수하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연 6.5%의 투자수익률과 886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회원기금 확보율(청산을 가정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자산 비율)도 105.2%로 공제회 가운데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전체 297건의 투자 프로젝트 중 특별관리 중인 9개를 제외한 나머지 288개는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대체투자 및 해외투자 비중을 높이고 현금흐름을 신규투자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변동성이 큰 국내외 주식과 포트폴리오의 40%에 달하는 부동산 투자를 줄이는 대신 새로운 영역의 대체투자와 해외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8월 말 기준 30.5% 수준인 해외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40%로 높일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호주 맥쿼리와 손잡고 스페인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는 인프라펀드에 4000만유로(약 530억원)를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임대료를 바탕으로 연 6~7%대 안정적 수익을 향후 14년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항공우주산업 등 신성장산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운용역들과 리스크관리실, 투자전략실 등 공제회의 최전선(프런트오피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10조원대인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회원 1인당 납입한도(월 100만원)를 높일 준비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군인공제회 회원퇴직 급여는 직업군인에게 최고의 자산증식 수단이 돼왔다”며 “공제기금 규모를 키우면 투자업계에서 위상도 높이고 투자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선임 당시 공군 예비역 출신(소장)으로 화제가 됐다. 이전 이사장은 모두 육군 예비역 출신이었다. 그는 경남 거창고와 공군사관학교(28기)를 졸업했고, F-5 전투기 조종사로 오래 활약했다. 공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끝으로 2012년 전역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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