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증권사 JP모간이 올 상반기에 이어 지난 3분기(누적 기준)에도 기업 인수합병(M&A) 재무자문 분야 1위 자리를 지켰다. 법률자문과 회계자문 분야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와 딜로이트안진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주식발행시장(ECM)의 최강자 자리에 올랐고, 기업공개(IPO) 부문에서는 대신증권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채권발행시장(DCM)에서는 전통 강호인 KB증권이 NH투자증권을 가까스로 누르며 선두를 유지했다.

◆JP모간, M&A 재무자문 ‘수성’

1일 한국경제신문의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JP모간은 올 들어 3분기까지 7조4707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M&A 재무자문 분야 선두를 지켰다. JP모간은 3분기 최고 관심 딜이었던 MBK파트너스의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매각에서 인수자인 신한금융지주 측 자문을 맡아 거래에 도움을 줬다. 또 포스코가 자원 확보를 위해 인수한 3080억원 규모의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소금호수) M&A에서 호주의 자원개발기업 갤럭시리소스에 자문을 했다.

오렌지라이프 매각 자문을 담당한 모건스탠리는 2위를 차지했다. 총 자문금액은 7조266억원으로, 1위와의 차이는 4441억원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올 들어 매분기 1조원이 넘는 딜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꾸준히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SK(주)의 베트남 마산그룹 투자(5291억원)와 중국의 텐센트·국내 사모펀드(PEF) IMM인베스트먼트-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의 블루홀 지분 인수(8191억원)를 도우며 3위를 차지했다. 4위에 오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한온시스템의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 부문 인수 거래(1조3812억원)에서 매각 자문을 맡았다. UBS는 3분기 최대 규모 거래였던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3조4695억원) 매각에서 인수자였던 KCC-원익-SJL파트너스 측 자문을 하며 5위에 올랐다.

M&A 법률자문에서는 김앤장법률사무소가 13조7851억원, 47건을 자문하며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위를 지켰다. ‘빅딜’ 최강자답게 3분기에 오렌지라이프 매각과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 부문 인수 자문을 맡았다. 3분기에만 8조8593억원의 실적을 쌓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12조4637억원, 36건을 자문하며 2위에 올랐다. 금융 M&A 자문의 강자답게 오렌지라이프 인수 거래에서 신한금융지주를 대리했다. 과거 신한카드, 외환은행, LIG손해보험 등 굵직한 금융 M&A들이 모두 태평양을 거쳤다.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의 인수 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11조6830억원, 47건)이 3위에 올랐고, 법무법인 광장(10조1370억원, 40건)과 율촌(2조1523억원, 15건)이 그 뒤를 이었다. 중소형 로펌인 KL파트너스는 글로벌 화장품 원료회사 미벨AG를 대리해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에 성공하는 등 크로스보더(국경 간) M&A에서 성과를 냈다.

M&A 회계자문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8조5068억원(11건)의 실사를 맡아 1위를 차지했다.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 오렌지라이프 등의 인수 실사를 거머쥐면서 상반기 3위에서 3분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상반기 1위였던 삼일PwC는 7조9093억원(26건)을 실사해 2위로 밀렸다. 이외 삼정KPMG(3조1475억원), EY한영(2조35억원) 등의 순이었다.

◆NH證, 주식발행 분야 독주 체제

ECM에서는 NH투자증권이 조 단위의 대형 유상증자 두 건을 대표주관하며 1위(1조9288억원, 9건)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1조2350억원 규모로 진행된 현대중공업 유상증자의 단독 대표주관을 따냈고, 1조4088억원 규모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의 공동 대표주관을 맡아 2, 3위와의 실적 차이를 크게 벌렸다.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단에 포함된 다른 두 곳인 미래에셋대우가 2위, 한국투자증권이 3위에 각각 올랐다.

IPO 부문에서는 가장 많은 10건을 마무리한 대신증권이 1위였다. 대신증권은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IPO로 꼽히는 애경산업과 티웨이항공을 맡았고, 코스닥시장 상장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뽐냈다. 2위는 IPO 5건을 대표주관한 미래에셋대우에 돌아갔다. 미래에셋대우는 롯데정보통신, 하나제약 등 유가증권시장 IPO와 카페24, 푸드나무, SV인베스트먼트 등 코스닥 IPO의 대표주관을 맡았다. 3위는 하반기 들어 크리스F&C, 명성티엔에스, 디지캡, 대유 등의 IPO를 연달아 성사시킨 KB증권이었다.

◆KB證, NH證 뿌리치고 채권발행 1위

DCM 부문에선 KB증권이 계속 선두를 달렸다. KB증권은 지난 1~9월 총 272건, 15조242억원어치 채권(특수채·은행채 제외) 발행을 대표로 주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장 점유율은 20.27%를 기록했다. 특히 일반회사채(SB)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부문에서 실적이 좋았다. SB 부문에서 삼성SDI(5900억원) 포스코(5000억원) 현대제철(5000억원) 등의 대규모 채권 발행을 잇달아 맡았다.

NH투자증권은 207건, 12조5608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대표 주관하며 KB증권 뒤를 바짝 쫓았다. NH투자증권은 SK이노베이션(5000억원) SK텔레콤(3000억원) 등의 굵직한 자금 조달을 단독으로 맡았다.

한국투자증권(222건, 9조8804억원)과 미래에셋대우(218건, 8조9996억원)는 3위 경쟁을 이어갔다. 두 회사의 주관 건수 차이는 4건, 금액 차이는 8808억원이었다. 5위는 SK증권으로 239건, 7조3199억원어치 채권 발행을 대표로 주관했다. 키움증권은 설립 이후 최고 성적인 9위를 차지하면서 순위권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한경 마켓인사이트 3분기 자본시장 성적표
이동훈/이고운/김진성/황정환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