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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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가총액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이어진 지난 6개월 동안 51조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를 쏟아내면서 개인 투자자(개미)가 고스란히 주가 하락의 피해를 본 셈이다.

6개월 사이에 지수 하락폭도 커 주요 20개국(G20) 중 등락률이 16번째에 그칠 정도로 저조했다.

23일 한국거래소가 지난 3월 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주요 20개국(G20) 증시의 대표 지수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6.91% 하락해 20개국 중 성적이 16번째에 그쳤다. 지난 3월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무역 관련 행정명령 서명으로 미중 무역전쟁은 본격화했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606조원에서 1555조원으로 51조원 가량 증발했다. 미중 양국의 보복 관세 대결이 이어지면서 미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가 하락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인도(12.47%), 미국(11.27%), 일본(9.65%)은 물론 인도네시아(15위·-5.1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신흥국 위기설에 휩싸인 브라질(17위·-7.85%)이나 터키(20위·-17.92%)보다는 높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는 점도 이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4조2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에 매도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6000억원, 기관은 3조원어치 각각 내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 결과 삼성전자 주가는 8.46%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낸 개미들이 고스란히 주가 하락의 피해를 본 셈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