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렌터카회사 SK네트웍스가 3위인 AJ렌터카 인수를 확정했다.

본지 9월19일자 A1, 8면 참조

SK네트웍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AJ렌터카 지분 42.24%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주당 3만2000원으로 총인수대금은 3000억원이다. 전날 AJ렌터카 종가 1만6200원에 약 10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액수다. SK네트웍스는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거쳐 연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에는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가 합치면 21.88%의 점유율로 롯데렌탈(24.26%)을 바짝 뒤쫓게 된다. 렌터카 시장이 양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SK, AJ렌터카 인수 확정… 지분 42.2% 3000억원에
SK네트웍스는 AJ렌터카 인수 목적을 렌터카업계 재편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성장 가속화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카는 SK주유소, 스피드메이트 등 차량관리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개인 장기렌터카 사업이 주력”이라며 “전국적인 영업망과 전문 인력,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단기 렌털 및 중소법인 렌털사업에 특화한 AJ렌터카와의 통합 효과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SK네트웍스는 카셰어링(차량공유) 시장도 선점할 수 있게 됐다. 차를 빌려 타는 렌터카 서비스는 카셰어링 사업의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AJ렌터카는 사업 방식을 카셰어링 서비스로 바꾸고 ‘빌리카’라는 브랜드를 출시할 정도로 자동차 공유사업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 지주사 SK(주)는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 지분 28%와 국내 카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풀러스 지분 20%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쏘카와 AJ렌터카를 효과적으로 결합하면 롯데렌탈이 운영하는 2위 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창립 65주년인 올해 기업의 발전 방향을 공유경제와 4차 산업혁명으로 잡고 관련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가전렌털 전문업체인 동양매직(현 SK매직)을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이다.

AJ그룹은 롯데그룹 SK그룹 등 대기업들이 렌터카 시장을 잠식하자 사업 재편을 위해 AJ렌터카를 매각했다. AJ네트웍스는 이날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A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AJ네트웍스는 매각 대상에서 빠진 AJ렌터카의 중고차 매매와 자동차 정비사업을 이어받아 SK네트웍스와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날 SK네트웍스 주가는 전날보다 5.25% 오른 5210원에 마감했다. 반면 AJ렌터카는 전날보다 2.78% 내린 1만5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개월 동안 주가가 80% 이상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정영효/박상익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