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0일 오후 3시46분

삼성그룹이 삼성전기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시장에서 처분했다. 마지막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이날 장 마감 후 삼성물산 보유 지분 3.98%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삼성전기가 500만 주(2.61%), 삼성화재가 261만7297주(1.37%)를 팔았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12만8500원)보다 5.1~8.2% 할인한 11만8000~12만2000원이다. 이번 거래로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각각 최대 6100억원과 3193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을 주관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서 ‘물산→생명→전자→전기→물산’ ‘물산→생명→화재→전자→전기→물산’ 등 남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모두 해소됐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삼성물산이 직접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주식시장에서 처분하는 ‘정공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분 3.98%가 줄어도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30.86%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정영효/오상헌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