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0일 오후 4시35분

[마켓인사이트] 파인스트리트, 노보텔부산 매입… '신세계조선'으로 재개장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이 부산 해운대에 있는 특급호텔 노보텔부산(사진)을 약 1500억원에 사들인다. 리모델링을 통해 해운대를 대표하는 특급호텔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후 운영은 신세계조선호텔이 맡기로 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은 이날 소유주인 진산호텔앤리조트 등과 노보텔부산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보텔부산은 연면적 약 4만㎡에 330실이 있는 특급 호텔이다. 해운대 서쪽의 부산웨스틴조선과 동쪽의 파라다이스호텔과 함께 입지가 좋은 곳으로 꼽힌다. 해운대에서 투숙객이 바로 백사장으로 나갈 수 있는 호텔은 이들뿐이기 때문이다. 다른 호텔들은 해변과 나란히 있는 도로 건너편에 있고 ‘비치체어’도 운영할 수 없다.

노보텔부산은 1988년 ‘부산 하얏트 리젠시’로 처음 문을 열었다. 1999년부터 ‘부산 메리어트 호텔’로 운영됐고, 2006년부터는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마켓인사이트] 파인스트리트, 노보텔부산 매입… '신세계조선'으로 재개장
이 호텔을 가진 진산호텔앤리조트는 자금난을 겪자 개인들에게 일부 객실을 분양했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이 6개월간 구분소유로 돼 있는 호텔 소유권자들을 설득해 매입에 성공했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은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금을 모으고, 금융권 담보대출을 받아 매입자금 1500억원을 마련했다. 향후 6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더 일으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인허가를 받아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하고 2020년 다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노보텔부산은 신세계조선호텔로부터 임차확약서(LOC)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료를 받으면서 호텔 객실 및 저층부 식음료(F&B) 매장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다. 부산웨스틴조선에 이어 신세계조선호텔이 해운대에서 운영하는 두 번째 호텔이 될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로 호텔을 매입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드문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 관계자는 “저층 유휴공간을 개조해 해운대 해변가에서 보기 드문 고급 상점을 입점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트리트자산운용은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사진)이 만든 대체투자 운용사로 그동안 주로 인프라 투자를 했다. 부동산본부를 지난 2월 꾸린 뒤 6월에는 서울 방이동 약진통상 사옥을 매입했다. 이번 거래로 운용자산(AUM)이 1조원을 넘겼다. 미국 부동산 개발 및 자산운용사인 매디슨마케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해외 부동산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