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19일 오후 3시3분

중견 금속가공업체 심팩(SIMPAC)그룹의 한 비상장 계열사가 포스코 관계사인 산화아연(ZnO) 제조업체 리스텍비즈를 인수했다.

[마켓인사이트] 중견 금속가공업체 심팩의 비상장 계열사, 포스코 관계사 리스텍비즈 인수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심팩그룹은 최근 리스텍비즈의 지분 100%를 약 16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심팩그룹 계열의 한 비상장사가 인수 주체로 나선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매각주관사를 맡은 이번 인수전에는 심팩을 비롯해 화학 관련 제조업체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3~4곳이 경쟁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켓인사이트] 중견 금속가공업체 심팩의 비상장 계열사, 포스코 관계사 리스텍비즈 인수
리스텍비즈는 포스코가 전액 출연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2008년 설립한 회사다. RIST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 비영리 대학이나 연구소의 영리기업 설립을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등록된 국내 1호 ‘신기술창업전문회사’이기도 하다.

리스텍비즈는 철강공장에서 발생하는 2차 분진에 들어 있는 산화아연을 회수해 고순도 산화아연 제품을 생산한다. 이 제품은 고무, 세라믹, 사료 등의 원료로 쓰인다.

2013~2016년 4년간 리스텍비즈의 연 매출은 70억~80억원대, 영업이익은 10억원 안팎으로 성장이 더뎠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국제 아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해 리스텍비즈는 매출 130억원에 영업이익 31억원으로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심팩그룹의 중심 기업인 심팩은 금속부품제조용 프레스 및 주물, 산업기계 등을 만드는 회사다. 1973년 동성개발공업으로 출발해 1986년 쌍용그룹에 편입돼 쌍용정공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최진식 회장이 인수해 심팩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 심팩과 심팩메탈 등을 거느린 심팩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3189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을 기록했다.

심팩그룹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리스텍비즈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심팩메탈은 스테인리스스틸, 특수강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에 포함된 니켈 등 금속을 회수해 합금철을 생산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어지면 원자재 경기 변동에 잘 대응할 수 있다”며 “리스텍비즈는 독자 기술력이 있고 포스코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사업 재편 및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적자폭이 큰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부는 조인트벤처(JV) 설립으로 분리한 뒤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베이징포스코센터 지분 49%의 매각도 진행 중이다.

황정환/이지훈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