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폭락했던 디스플레이·반도체 자동화 설비 기업 톱텍의 주가가 17일 반등했다. 톱텍이 기술 유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본지 보도에 회사 측이 “검찰 압수수색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다.

▶본지 9월17일자 A21면 참조

'기술유출 혐의' 톱텍, 하루만에 급반등
톱텍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1200원(9.38%) 오른 1만4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6.8%까지 올랐다. 기관투자가가 25억원, 외국인투자자가 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4일 28.29% 급락하며 6568억원(13일 종가 기준)에서 4000억원대로 줄어든 시가총액도 5151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톱텍은 스마트폰 에지(곡면)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인 3차원(3D) 라미네이터 제작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 소식을 미리 접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풀면서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톱텍은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이재환 회장(사진) 명의로 ‘주주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란 공지를 올렸다. 이 회장은 “14일 압수수색은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 침해 혐의에 관한 사항이었으나 이는 업무진행 과정 중 오해에서 야기된 문제로 판단한다”며 “산업기술을 유출하거나 영업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올 들어 부진한 실적에 대해선 “주요 고객사의 신규 투자가 급감하고 신사업 부문 성과가 지연됐다”며 “신사업과 자회사인 레몬에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톱텍은 자회사 레몬을 통해 나노섬유 사업을 하고 있다.

증권가는 검찰 수사 향방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당분간 주가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톱텍의 작년 실적은 삼성디스플레이 설비 수주로 인해 좋았던 것인 만큼 수사 결과에 따라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장비 제조업체인 AP시스템(APS홀딩스·AP시스템 분할 전)도 2012년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주가가 급락했는데 무혐의 처분을 받고 나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