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끊겼던 중국 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이 재개된다.

1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소시지 등을 제조하는 중국 육가공 업체 윙입푸드홀딩스가 지난 13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윙입푸드는 연내에 코스닥 상장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 증시 입성 성공 시 예상되는 상장 직후 시가총액(희망 공모가 범위 2000~3000원 기준)은 814억~1221억원이다. 이 회사는 작년에 매출 821억원, 영업이익 235억원, 순이익 164억원을 올렸다.

한국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마친 중국 기업들도 적절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중국 제약회사 보난자제약(주관사 DB금융투자), 환경설비 제조·운영회사인 TBI(신한금융투자) 등이 대기 중이다.

투자은행(IB)업계는 한국거래소의 까다로운 심사 문턱을 넘은 중국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윙입푸드의 경우 거래소가 중국 현지를 방문해 증치세(부가가치세) 영수증을 확인하는 등 검증작업을 깐깐하게 벌였다. 심사과정에서 코스닥 상장 후 배당계획을 명시하도록 하고,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 보호예수 기간도 한국 기업에 비해 길게 잡았다.

윙입푸드가 상장에 최종 성공하면 작년 8월 코스닥에 입성한 화장품원료 제조기업 컬러레이 이후 중국 기업으로는 1년여 만의 성공사례가 된다. 한국 증시에 상륙했던 중국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폐지되면서 투자자 사이에는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하는 ‘차이나 포비아’가 확산됐다.

완리(올 5월 상장폐지)와 중국원양자원(지난해 9월 상장폐지)은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시장에서 퇴출됐고 차이나하오란은 주요 종속회사의 영업정지 등의 문제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웨이포트유한공사는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작년 7월 한국 증시를 떠났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한국 증시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에 증치세 영수증 제출을 통한 매출 증빙을 작년 10월부터 요구하는 등 심사 문턱을 높였다. 그 결과 제지회사 그린페이퍼머티리얼홀딩스가 지난 7월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한국 증시 IPO가 크게 위축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