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상반기 뜨거웠던 청약 열기가 식고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어(大漁)들의 IPO도 연거푸 미뤄지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가 내세운 ‘코스닥 100개 기업 상장’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을 마친 기업은 모두 47개(기업인수목적회사 7개 포함)로 집계됐다. 이 중 코스닥 상장은 42개, 유가증권 상장사는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 2곳을 포함해 5개다.

금융위는 코스닥시장에서만 신규 IPO가 100개 이상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거래소에서 연 간담회에서 “2015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올해 코스닥 IPO가 100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올 코스닥 상장 100곳 넘는다더니… 열기 식어가는 IPO 시장
금융위 목표치를 채우려면 앞으로 연말까지 50여 개사가 상장해야 한다. 연내 남은 기간 거의 매 영업일에 한 건씩 IPO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당장 다음달에도 상장기업이 급증할 가능성은 작다. 한두 달 뒤 신규 상장 실적을 예상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승인 건수는 지난달 7건(1건 상장 완료)에 머문 데 이어 이달 들어선 현재까지 5건에 그쳤다.

코스닥시장 최대어인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21일 예비심사 승인을 얻었으나 회계 감리 절차가 길어지면서 상장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입성 기대를 모았던 바디프렌드는 아직 심사 청구도 하지 않았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청약 일정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상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연내 코스닥 100개사 상장 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약 열기가 식으면서 기업들이 상장을 서두를 유인도 줄었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699 대 1로 2014년 상반기(732 대 1) 이후 4년 만의 최고를 나타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지난달까지 두 달간 평균 경쟁률은 516 대 1로 쪼그라들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