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중국 상하이증시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다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마지막 거래일인 1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18% 내린 2681.64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8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경기 지표가 부진한 게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주간 기준으로 상하이지수는 0.76% 떨어졌다.

이번주 상하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지표는 발표되지 않는다. 시장에서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듯하던 미·중 통상전쟁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에게 회담을 재개하자는 초청장을 보냈다.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전 중국에 통상 갈등을 해결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중국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극적인 돌파구 마련을 기대했던 금융시장에는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對)미 무역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미·중 통상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해도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중신증권은 “미국과의 통상전쟁으로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확대 등 경기부양 카드를 꺼냈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투자자의 심리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