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세와 전기자동차 시장 개화 기대에 삼성SDI가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온 한 애널리스트는 “전망이 틀렸음을 인정한다”며 반성문을 내놓기도 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는 9000원(3.64%) 내린 23만8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받긴 했지만 7월 이후 11.45% 상승했다.

예상을 웃도는 실적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6.33% 급증할 전망이다. 실적 눈높이도 올라가고 있다. 3개월 전 전망치(1237억원)보다 53.88% 늘었다. 올해 영업이익은 60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20.10%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노트9 등 신제품 출시로 소형전지 매출이 늘고 있고,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대형전지 부문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 성장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든 것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다. 하반기 스마트폰 성수기를 맞아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주가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마지막 보수론자의 반성’이란 리포트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 소형 2차전지와 ESS가 전기차 부문의 손실과 부담을 충분히 상쇄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며 “주가 전망이 틀렸음을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23만원에서 32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꿨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