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이 지난 24일 4억200만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다. JW중외제약은 덴마크 제약회사 레오파마에 신약 후보물질의 독점 개발 권리를 제공하는 대가로 최대 3억8500만달러를 받게 된다. JW중외제약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 후보물질의 기술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혁신 신약에 쏟아부은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JW중외제약이 기술수출에 성공한 건 창립 73년 만에 처음이다. JW중외제약은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혁신 신약 개발에 매진해왔다.혁신 신약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지닌 의약품이다. 성공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만 연구개발(R&D) 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든다. 개발 난도가 높아 실패 위험도 높다. 세계적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7개국뿐이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을 비롯한 국내 제약회사는 약물 지속 기간을 늘리거나 부작용을 개선한 개량 신약에 투자했다.JW중외제약은 다른 길을 택했다. 세상에 없는 신약을 내놓겠다는 이경하 JW중외제약 회장(사진)의 강한 의지 때문이었다. 이 회장은 평소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자’고 강조해왔다. 안전성과 유효성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 신약과 달리 혁신 신약은 유효성만 입증하면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전에도 기술수출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이번에 기술수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 신약 ‘JW1601’도 동물실험이 완료된 전임상 단계에서 성사됐다. 아토피 피부염은 세계 5000만 명 이상이 겪는 만성피부질환으로 최근 환자 수가 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JW1601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작용하는 최초의 물질로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 연고제, 주사제 형태인 기존 약물과 달리 먹는 알약으로 개발돼 시장성이 있다는 평가다.업계는 35년간 묵묵히 혁신 신약의 외길을 걸어온 JW중외제약이 뒤늦게 빛을 보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JW중외제약은 Wnt 표적 항암제 등 다양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통풍치료제 ‘URC102’의 기술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발모, 치매 등 재생의학 분야로 신약개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탈모치료제 ‘CWL080061’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피부과 연구팀과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 다른 혁신 신약 후보물질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며 “해외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협력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IBK투자증권은 27일 JW중외제약의 기술수출을 계기로 중소형 제약사의 신약후보물질에 관심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박시형 연구원은 "2015년 제약바이오 업종의 재평가가 일어난 이후 중소형 제약사의 신약후보물질이 주목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중소 제약사 역시 우수한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 역량은 세계 경쟁력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이번 JW중외제약의 기술수출 외에도 주목할 중소 제약사의 신약후보물질이 있다는 것이다. JW중외제약은 덴마크 레오파마에 전임상 단계의 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총 4500억원 규모로, 레오파마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권리를 획득하게 됐다.레오파마는 지난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다. 5개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한 JW중외제약의 'JW1601'은 기존 후보물질과 구조가 달라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이번 기술수출을 통해 중소 제약사들의 우수 신약후보물질의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JW중외제약은 아토피 치료제 외에도 'Wnt' 신호 체계를 중심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Wnt 신호 체계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관여해, 과활성화되면 암을 일으킬 수 있다. JW중외제약은 Wnt 신호 체계 억제제와 활성화제를 탐색해, 항암제 항섬유화제 탈모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부광약품은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상 중인 당뇨 치료제의 주요 결과가 내년 1분기에 나올 전망이다. 파킨슨병 치료제 엘도파로 인한 이상운동증 치료제는 연내 미국 및 유럽 2상 신청을 예상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2상 결과를 10월 안과학회에서 발표할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제(PARP 저해제)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도 세계 대형 제약사의 관심을 끌 만하다는 판단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JW중외제약이 신약개발 경쟁력 부각으로 급등하고 있다. 27일 오전 9시1분 현재 JW중외제약은 전거래일보다 3150원(7.33%) 오른 4만615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JW중외제약은 지난 24일 전임상 단계의 아토피 치료제 후보물질을 레오파마에 총 45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고 밝혔다. 초기기술료는 190억원이다. 이 건을 제외하고 2015년 한미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100억원 이상의 초기기술료 수취 사례는 4건에 불과하다.박시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오파마는 지난해 매출이 1조8000억원에 달하는 피부질환 전문 제약사"라며 "레오파마의 검증으로 임상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레오파마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권리를 가지고, JW중외제약은 한국 권리는 유지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