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가 대전 본사 회의실에서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가 대전 본사 회의실에서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일 찾은 지노믹트리 대전 본사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연간 10만건의 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달 안에 완공될 예정이고, 내부적으로 시범 진단을 진행하고 물류 등을 준비한 후 내년 중순부터는 대장암 진단 서비스 출시가 가능할 겁니다."

안성환 대표(사진)의 말이다.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장암 보조진단 키트의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았다.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으로는 국내에서 첫 허가다. 기존의 국내 암 진단 관련 제품들은 암이 확진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제 선택이나 상태 검사 등을 위해 사용됐다. 지노믹트리의 제품은 조기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인도 대상으로 한다. 그만큼 수요층이 넓은 것이다.

또 기존 제품에 비해서도 측정방법이나 가격에 있어 경쟁이 있다는 설명이다.

◆절반 가격으로 대장암 조기진단

대장암 조기진단에 있어 먼저 제품을 내놓은 곳은 미국의 이그잭트사이언스다. 이그잭트는 지노믹트리와 같이 대변을 이용한 진단키트인 '콜로가드'를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았다. 2015년 출시 이후 지난해 콜로가드는 2억6600만달러(약 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그잭트사이언스는 콜로가드의 성장 기대로 시가총액이 93억달러(10조5000억원)를 넘어서고 있다.

안 대표는 "콜로가드는 전체 대변을 사용해야 하지만 지노믹트리의 '얼리텍트 콜론캔서'는 2g 정도의 소량으로도 대장암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며 "또 이그잭트는 대장암 진단을 위한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와 진단기법을 모두 도입해 가격이 비싸지만, 우리는 자체 개발해 절반 수준의 가격에도 서비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노믹트리의 진단키트는 한 가지 바이오마커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준의 진단실이 있으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진단실을 갖춘 곳이면 지노믹트리의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그곳에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그잭트는 10가지 검사를 해 과정이 복잡하고 진단실이 고도화돼 있어야 한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두 제품의 성능도 비슷하기 때문에 가격과 편의성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는 초기에 1차 의료기관인 병의원을 중심으로 비급여로 얼리텍트 콜론캔서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비급여 제품을 찾은 병의원과 조기진단을 원하는 환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대장암은 현재 보통 3,4기에 발견되고 있다. 지노믹트리의 제품은 1기나 전암(용종) 단계에서도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다. 비급여로 실제 적용 결과들이 쌓이면, 급여화를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 5일 찾은 지노믹트리 본사 한 켠에는 연간 10만건의 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5일 찾은 지노믹트리 본사 한 켠에는 연간 10만건의 진단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美 임상자금 마련

코넥스 상장사인 지노믹트리는 코스닥 이전상장을 통해 미국 진출 준비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식약처의 대장암 진단키트 허가 이후 기술특례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대표는 "콜로가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이라며 "이그잭트는 30%를 목표하고 있는데,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감안하면 미국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연내 임상시험대행기관(CRO)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전상장 자금으로 진행할 미국 임상시험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는 대장암 조기진단 서비스의 내년 출시를 위해 주력하고, 내년에는 국내 사업의 안정화를 꾀하면서 본격적인 미국 진출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마커 발굴 기술과 측정기법을 가진 지노믹트리는 대장암 이후 방광암 및 폐암 진단 제품의 사업화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전=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