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3일 오후 2시59분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4000억원가량을 마련키로 했다.

[마켓인사이트] 두산重, 재무구조 개선 '박차'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유럽 자회사인 두산파워시스템(DPS)은 이르면 다음달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3억달러(약 335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3년 만기로 찍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보증 덕분에 이 채권은 수출입은행 신용도와 같은 ‘AA’ 등급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등급으로 한국 정부 신용도와 같다. 현재 두산중공업은 해외 신용등급이 없으며 국내 등급은 ‘BBB+’(안정적)다.

DPS는 해외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오는 12월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 시점이 돌아오는 3억달러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DPS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연 2.50%인 금리가 연 5.34%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달 말 국내에서 최대 1000억원어치 공모 채권을 찍을 예정이다. 채권 만기는 1년6개월과 2년으로 나눌 예정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발행 작업에 나섰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선 500억원을 모집하고 투자 수요가 넉넉하다고 판단되면 발행 금액을 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앞서 지난 6월 자회사 두산엔진 선박용 엔진사업을 765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엔 또 다른 자회사인 두산밥캣 지분 10.55%를 처분해 약 3680억원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6월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5조2077억원으로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2조9644억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내년엔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