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펀드 부진 속에서 베트남 펀드가 나 홀로 분전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가 ‘V’자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 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간 5.56% 수익(8월31일 기준)을 냈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로 손실을 내고 있는 브라질(-12.27%), 러시아(-5.66%), 중국(-5.18%) 등 신흥국 펀드와 차별화하고 있다. 펀드별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6.39%), HDC베트남적립식(6.24%), 유리베트남알파(5.87%), 삼성베트남(5.83%) 등의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베트남 펀드의 반등은 베트남 대표 주가지수인 VN지수의 상승세가 이끌고 있다. VN지수는 지난 6월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7월부터 ‘V’자를 그리며 반등하고 있다. 7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7.85%다. 상반기 주가 하락에도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이상이 없다는 분석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상반기보다 7.1% 증가해 최근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목표치인 6.7%를 웃돌았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에도 베트남 경기 확장세와 정부의 주식시장 친화적 정책이 외국계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6892억원이 들어와 해외 주식형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이달에도 331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베트남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1조8870억원으로 미국 펀드(1조5794억원)를 제치고 중국(8조351억원)에 이어 규모가 큰 해외펀드가 됐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는 “베트남은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교육열이 뜨거운 모습이 한국의 과거와 닮았다”며 “성장성을 믿고 장기 투자하는 자산가가 많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