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금리인상 기조 시사에 코스피지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그간 부진했던 한국 증시가 바닥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7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42포인트(0.19%) 오른 2297.63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날 미국 증시 호조에 힘입어 상승 출발, 오전 한때 2300선을 터치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달러는 약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00원(0.36%) 내린 1114.90원을 나타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그는 물가가 2%를 웃돌며 그 속도를 높일 만한 명확한 신호가 없고 경기과열 위험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파월 의장 발언에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국내 주식 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월 이래 조정받기 시작한 증시가 달러강세 완화에 힘입어 바닥을 탈출, 급락 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강세가 진정되면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4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부진했던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7월 말 이후 유입 전환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코스피가 2200포인트를 밑돌 수 있다는 두려움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2300선에서 저가 매수를 하려는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남은 기간 중 코스피의 저점을 2300으로 전망했다. 고점은 2600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양호한 이익 흐름도 코스피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려웠던 올해 상반기에도 한국 기업들은 전년 대비 소폭 증익 달성에 성공했는데, 하반기에도 증익 가능성이 높다. 수출 경기가 나쁘지 않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업들의 이익을 고려할 경우 코스피의 연말 종가는 최소한 작년과 엇비슷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점 대비 10% 내외의 반등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곽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분과 연간 12개월 선행 EPS(주당 순이익) 증가율 간 상관계수는 0.9로, 올해 12개월 선행 EPS가 작년 연말 대비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하는지를 알면 연말 종가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EPS가 260~270포인트 선에서 끝날 확률이 높아보이며 이를 코스피에 적용해보면 2400~2500"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과정은 면밀히 추적해야겠지만 지수가 단기로는 바닥을 통과했다고 본다"며 "지수 급락 이전 수준인 2450~2500 회복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