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한화건설이 상반기에 이어 또 한 번 회사채를 찍는다.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자 건설사들이 자신 있게 채권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다음달 14일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년물 300억원, 3년물 700억원으로 나눠 찍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 초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자금조달 자신감 붙은 건설사들… 줄줄이 회사채 발행
포스코건설과 한화건설도 다음달 중순 채권 발행에 나선다. 포스코건설은 2년물 600억원어치, 한화건설은 2년물 500억원어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도 다음달 초 기관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할 예정이다.

세 건설사는 상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포스코건설이 가장 많은 1800억원어치를 찍었고, 한화건설은 두 차례 채권을 발행해 1240억원을 마련했다. 롯데건설은 95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세 회사 모두 상반기에 넉넉한 투자수요를 모은 데 힘입어 발행금리를 예상보다 낮추고, 채권 발행금액은 계획보다 늘렸다.

자금조달 자신감 붙은 건설사들… 줄줄이 회사채 발행
건설사들이 활발히 채권시장을 노크하면서 2013년(4조700억원) 이후 매년 줄어들던 건설사 회사채 발행금액은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음달 발행 예정금액을 합산한 올해 건설사 공모 채권 발행금액은 1조4390억원으로 작년 연간 발행금액(1조3830억원)보다 많다. 올해 공모 채권을 찍은 7개 건설사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3.28 대 1로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들 7개 건설사의 지난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1조8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3년여간 주택경기 호조와 해외사업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고금리 확정이자형 상품에 시중 유동성이 몰리면서 한화건설(신용등급 BBB+) 태영건설(A-) SK건설(A-) 등 저신용 건설사들도 채권발행에 성공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A-’ 이하인 한라·한양·KCC건설뿐 아니라 이보다 등급이 높은 포스코건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신용등급 A- 이하 건설사들이 발행한 채권은 비교적 높은 금리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영건설이 지난 3월 찍은 3년물 금리는 연 4.684%, 한화건설이 6월 발행한 1년6개월물 금리는 연 4.121%에 달했다.

IB업계에선 최근 주요 채권 금리가 크게 떨어진 만큼 흥행에 성공한 건설사들은 이자비용 절감효과를 크게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3년 만기 신용등급 ‘AA-’ 회사채 금리는 연 2.624%, 같은 만기의 ‘BBB-’등급 회사채 금리는 연 8.829%로 최근 3개월간 약 0.22%포인트 하락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