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규모·유보율로 '기업 건강' 판단하라
시장 관찰자의 시각, 특히 증권사의 리포트는 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틈만 나면 증권사 리포트를 읽는다. 증권사 리포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매수냐 매도냐의 판단이다. 목표가격을 참고로 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의 업황 관련한 힌트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목표가격과 같은 디테일보다는 개선되는 흐름인가, 악화되는 흐름인가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기업 분석을 할 때도 큰 흐름을 중요시하며 매도냐 매수냐를 판단하려고 노력한다. 크게 보아 매수해도 괜찮은 종목일까, 기업의 외형은 잘 성장하고 있는가, 혹은 재무구조에 이상은 없는가 하는 것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재무제표에 나타난 부채나 유보율 등은 판단에 매우 중요하다. 미세한 숫자의 크기보다는 기업이 건강한가 여부가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총자산이 1000억원인데, 부채가 500억원인 기업과 부채가 2000억원인 기업의 주가는 크게 차이가 난다. 똑같이 성장성이 뛰어나고 영업이익률이 좋은 기업이라도 부채 규모에 따라 주가는 크게 다르다. 총자산이 1000억원인데 부채가 200억원 수준이라면 매우 우량한 기업으로, 주가 역시 좋은 대접을 받는다. 좋은 성장 아이템이 있지만 자금 문제가 발목을 잡아 퇴출당하는 기업을 우리는 수없이 봐 왔다.

유보율도 중요하다. 가령 유보율이 1000%가 넘어간다면 수년간 꾸준하게 이익을 내서 내부 유보를 쌓아왔으며, 사주가 알뜰하게 운영했다는 의미다. 유보율이라는 것이 현금을 그만큼 쌓아놓고 있다는 말은 아니지만 건전성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유보율이 형편없이 좋지 않다면 투자를 재고해야 한다. 운 나쁘면 자본 잠식에 빠질 수 있으며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