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다음달 애플 아이폰 신제품 공개라는 호재를 앞두고 오히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애플이 카메라 모듈 납품업체를 다변화하면서 LG이노텍이 경쟁 심화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LG이노텍, 새 아이폰 공개 앞두고 급락… 왜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이노텍은 5000원(3.52%) 내린 13만7000원에 마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3일 연중 고점인 16만4000원까지 올랐다. 아이폰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실적 개선 기대가 부각된 덕분이다. LG이노텍은 애플을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4일부터 LG이노텍 주가는 급락세다. 이 기간 하락폭은 16.5%에 달한다.

증권가는 애플이 부품업체를 다변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LG이노텍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베트남 현지 언론이 일본 샤프가 베트남 남부에 20억달러를 들여 카메라 모듈 및 스마트폰 스크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샤프의 고객사가 중국 현지 회사라면 LG이노텍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지만, 북미 고객사라면 부정적인 뉴스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휴대폰 부품업체들이 실력을 키우면서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고 있는 것도 악재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샤프 외에도 중국 카메라 모듈업체인 오필름이 애플의 카메라 모듈 신규 공급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LG이노텍 실적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의 1차 투자 규모는 3억달러로, 공장은 내년 2분기 가동 예정이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더라도 초기 물량은 많지 않으며, 이마저도 2019년은 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3분기 LG이노텍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분기 134억원보다 대폭 늘어날 전망”이라며 “LG이노텍은 애플의 로드맵을 공유하는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