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권사들이 신흥국 증시 ‘바닥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과 신흥국 증시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두 지역 간 격차 메우기가 진행돼 연말까지는 신흥국 투자수익률이 나을 것이란 주장이다.

23일 코스피지수는 9.27포인트(0.41%) 오른 2282.6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6일 2240.80에서 반등에 성공한 코스피는 이후 6거래일 연속 올랐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293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상승세를 주도했다. 다른 신흥국 증시도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미국발 글로벌 증시 조정이 있었던 지난 2월부터 이달 22일까지 22.01% 하락해(상하이종합지수 기준) 전 세계 증시에서 성과가 가장 부진한 곳 중 하나인 중국은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가 각각 2650과 10,500 안팎에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브라질(7월 이후 지난 22일까지 상승률 5.69%), 멕시코(4.65%) 등 중남미 주요 증시도 하반기 들어 선전 중이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자 국내외 증권가에선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긍정론이 제기되고 있다. JP모간이 대표적이다. JP모간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미국과 전 세계 다른 증시가 따로 노는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22일까지 S&P500 지수가 7.03% 오르는 동안 아이셰어 신흥국 MSCI ETF는 8.14% 하락했다. 마르코 클라노비치 JP모간 퀀트·파생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나타난 미국 증시와 기타 지역 간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은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미·중 무역전쟁 해결, 달러 약세 등이 나타나면서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신흥국 시장이 지난 6월 바닥을 쳤을 수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 7월에 나타난 반등이 하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저 마스리와 론 그레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신흥국 증시 변동성은 역사적으로 특별하지 않은 현상”이라며 “신흥국 성장세가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지면 한국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9~11월은 연말 배당 및 이듬해 초 랠리에 대한 기대로 통상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외국인은 9~11월에 평균 2조원 수준의 순매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