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가 올해 들어서만 1조5000억원대의 해외 투자를 성사시키는 등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스퀘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국내 대형 오피스빌딩 시장에도 진출할 태세다.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북한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질주하는 하나금투 대체투자… 키워드는 '중동·부동산·북한'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 손잡고 현지 대학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에 수억달러를 넣기로 했다.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중동의 정부 보증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드문 사례다. 하나금융투자가 총액 인수한 뒤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재판매(셀다운)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골드만삭스의 부동산 대출펀드(6500만달러) △네덜란드 폐기물 사업장 지분 투자(1억유로) △미국 퍼미안 셰일가스 미드스트림 투자(7000만달러) 등 해외 대체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국 고속철도인 유로스타(2400억원)와 바이오매스 발전소(3400억원), 올해 초 런던 외곽 순환 환상고속도로(1650억원) 등 대형 투자를 이끈 대체투자금융실이 주도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하나금융투자의 2분기 IB 분야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 분기(368억원)보다 65.2% 늘어났다. 회사 전체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65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반기 1000억원’을 넘겼다.

하나금융투자 글로벌투자본부는 최근 서울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 빌딩 서울스퀘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싱가포르계 알파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건물로 9000억원대 후반을 베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배기주 IB그룹장(전무) 주도로 한반도 통일경제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남북 철도 연결사업, 북한 도로 건설, 제2 개성공단 조성 등의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사진)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등 그룹 임직원 10여 명과 함께 지난 17일 사흘 일정으로 방북했다. KEB하나은행이 후원한 평양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금융권 최초의 대규모 방북으로 금융투자회사의 북한 진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