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격화로 중국 펀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 2800선이 무너지는 등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2009년과 2015년 중국 펀드 투자 원금이 줄줄이 반토막 났던 ‘차이나 쇼크’가 다시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펀드는 수익률이 안 좋을 때 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 투자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당장 중국의 시장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지만, 가격 매력이 충분한 지수대에 도달한 만큼 분할 매수를 고려할 시기라는 얘기다.
그래픽= 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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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상하이종합지수는 2700선을 지지대로 삼아 점차 바닥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종합지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역사적 저점 구간인 데다, 상장사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은 작년보다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근거로 꼽았다. 김 본부장은 “미·중 통상전쟁은 정치·경제적 이슈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어서 종결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지만 협의를 통해서 갈등 국면이 1차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KB자산운용이 최근 추천하는 상품은 ‘KB통중국고배당’ 펀드다. 이 펀드는 중국에 더 안정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중국과 홍콩 등에 상장된 기업 중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식에 투자한다. KB통중국고배당펀드는 해외운용사에 위탁운용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해외펀드와 달리 KB자산운용이 10년간의 운용 노하우를 기반으로 직접 운용하는 펀드다. 김 본부장은 “시장 변동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위탁운용 방식의 펀드보다 리스크 관리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한 퀀트분석을 통해 1차 종목후보군을 선별하고 사업구조와 성장성 등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분석해 고배당주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KB자산운용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점점 둔화되고 있지만 올해도 6% 중반의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중국시장은 중국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 시행에 따라 매년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자본시장 개방정책에 따라 글로벌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초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본토 주식(A주) 편입 비중이 확대되고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긍정적 요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매니저는 “후구퉁(홍콩에서 상하이증시에 투자), 선구퉁(홍콩에서 선전증시에 투자), MSCI 중국본토주식 편입 등 지속적으로 개방되고 있는 중국 시장과 중국 관련 투자 기회를 광범위하게 활용한다”며 “자본 차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배당수익 확보를 통해서 우수한 장기 수익률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KB통중국고배당 펀드는 최근 중국시장의 가파른 조정에도 불구하고 A클래스 기준으로 설정 이후 31.69%의 수익률(8월6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현재 중국 주식 중에는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인 종목이 많고 중국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 등으로 인해 배당주의 투자매력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펀드는 계량분석 전문가를 통한 정량적인 분석을 하며, 홍콩과 중국본토, 미국상장 중국주식 모두를 투자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중국 배당주에 더 효과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