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멀티플렉스 사업자 CJ CGV의 ‘시련의 계절’이 길어질 전망이다. 최저임금 상승과 임차료 부담 등으로 국내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중국, 베트남과 함께 CJ CGV의 3대 해외 사업장 중 하나인 터키 사업도 정치적 불안과 리라화 약세로 부진해서다. 전날 2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10일 보고서를 낸 증권사 10곳 중 8곳이 CJ CGV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CJ CGV는 600원(1.02%) 오른 5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다 이날도 장중 5만7000원까지 미끄러지자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CJ CGV는 약 3개월 만에 24% 급락했다.

CJ CGV '시련의 계절'… 증권사, 목표가 줄하향
CJ CGV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보다 5.8% 늘어난 404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전환했다고 9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19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연결대상 종속회사 중 4D플렉스와 베트남법인은 선방했지만 주력 시장인 한국과 중국, 터키에서 모두 영업적자를 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비용이 아니라 구조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터키의 정치적 불안에 따른 리라화 약세도 부담이다. CJ CGV는 환 위험을 짊어진 파생상품을 갖고 있다. 또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면 터키에서 번 돈을 한국에 가져왔을 때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든다. 지난 2분기 리라화당 원화 환율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22% 낮은 248원이었는데, 3분기 들어 230원 선까지 떨어졌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