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투자 회사인 미국 피델리티가 LG이노텍의 3대 주주가 됐다.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에 투자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앤드리서치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LG이노텍 지분 5.25%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9일 공시했다. 경영참여 의사가 없는 단순 지분 투자 목적이다.

美 피델리티, LG이노텍 3대 주주로
피델리티는 이번 거래로 LG전자와 국민연금에 이어 LG이노텍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최대주주 LG전자가 LG이노텍 지분 40.79%,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지분 12.89%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이 회사 지분 10.0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피델리티는 올 하반기부터 LG이노텍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6%, 순이익은 62억원으로 88.5% 감소했다. 핵심고객인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X’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 신제품 출시도 없었던 것이 실적 부진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애플의 새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부터는 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19개 증권사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전년보다 8.4% 증가한 32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새 스마트폰 출시로 3분기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이 2분기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경쟁사들보다 많은 물량을 애플에 공급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는 등 하반기엔 실적이 뛸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2500원(1.63%) 오른 15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3개월간 주가는 오히려 20.08% 상승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