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은 8일 비대위 출범 후 처음으로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한국당이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 연석회의를 연 것은 홍준표 전 대표 체제 때인 작년 8월 이후 1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을 혁신하려면 당에 오래 있던 분들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하는 만큼 수시로, 또는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과거 주례 회동으로 지도부·중진 연석회의를 했으나 중진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수차례 대립각을 세우자 홍 전 대표가 “당내 갈등은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단시켰다. 한국당 관계자는 “‘불통’ 논란이 일었던 홍 전 대표 체제 색깔을 지우고 당의 화합을 이루기 위해 연석회의를 재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정진석 의원은 “야당 의원의 책무는 정부와 여당 견제인데, 대여 투쟁을 원내대표단에만 맡겨두는 건 맞지 않는다”며 “한국당 의원 110여 명이 대여 투쟁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은 “(당 차원의) 현안 대응이 충분히 되지 않고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 없는 남북한 관계 설정, 대책 없는 탈원전 대책,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현안에 대해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우택 의원은 “다음달 정기국회는 제1 야당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할 절호의 기회”라며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등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이른 시일 안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기준 의원은 “당 지지율이 제3당 수준까지 밀려 있다”며 “국가주의 등 거대담론에 주목하기보단 현안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5선 이주영·심재철·원유철 의원, 4선 정진석·주호영·정우택·유기준 의원 등 10명의 4선 이상 중진의원이 참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