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대웅제약, 역대 최대 매출에도 주가 '시큰둥'…나보타에만 쏠린 눈
대웅제약이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냈음에도 주가는 시큰둥하다. 실적보다는 연구개발 성과에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7일 오후 1시18분 현재 대웅제약은 전날보다 500원(0.26%) 하락한 19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전날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분기에 2382억원의 매출과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28.3% 줄어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인 121억원도 밑돌았다.

기존 의약품의 판매 호조와 당뇨병치료제 포시가,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등 신규 도입 품목의 양호한 성장이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오송 신공장 관련 감가상각비의 증가와 신규 도입 제품에 대한 마케팅비용 상승으로 기대치보다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3분기에도 영업이익의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주가는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실망 중 어느 것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실적보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진출,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술수출 등 연구개발 성과에 주목하고 있어서란 관측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웅제약의 주가에는 실적보다 신규 사업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그러나 나보타의 미국 판매허가 여부가 확인되는 내년 2월까지 별다른 호재가 기대되지 않고, 나보타의 가치는 이미 1조원 수준으로 주가에 부여돼 있다"고 말했다. 주가를 움직일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웅제약의 미국 협력사 에볼루스는 지난 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나보타 허가를 위한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FDA는 30일 내에 재심사 여부를 결정하고, 내용에 따라 1급과 2급 심사 대상으로 분류한다. 에볼루스는 6개월이 소요되는 2급 심사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내년 2월 판매허가가 결정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제 지켜봐야 할 것은 나보타 미국 출시 이후 에볼루스가 견고한 원조약(엘러간의 보톡스) 시장을 어떻게 뚫어내느냐와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이 언제 어떤 조건으로 기술수출되느냐"라고 진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