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건자재업체인 KCC가 세계 3대 실리콘·석영 제조업체인 미국 모멘티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건자재와 도료(페인트)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KCC가 건설업과 조선·자동차업 등 전방산업의 침체 속에 실리콘 제조 분야를 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글로벌 기업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본지 7월31일자 A1,10면 참조KCC는 31일 미국 모멘티브 인수 추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해당 회사 인수를 포함한 여러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변했다. 회사 측은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업계에서는 KCC가 새로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모멘티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CC의 주요 사업은 건축자재 유리 폴리염화비닐(PVC) 등 건자재 부문과 자동차 선박 건축 등에 쓰이는 도료 부문, 실리콘과 인테리어(홈씨씨) 등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3조8639억원이었다. 이 중 건자재 부문과 도료 부문이 각각 40%, 나머지 20%는 기타 부문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건자재와 도료 부문의 전방산업인 건설업과 자동차·선박업이 최근 경기 침체 속에 부진한 모습이다. KCC는 올해 외형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신사업 발굴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KCC는 2000년대 들어 실리콘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해 왔다. 탄소 분자를 함유한 유기실리콘은 자동차 부품이나 생활용품 등에 사용되고 무기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 태양광모듈 등에 쓰인다.KCC는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리콘 원료인 모노머를 생산했다. 2006년부터 사업 영역을 넓혀 화장품용 실리콘 50여 종을 생산하고 국내외 화장품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의료용 실리콘 사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 생산량은 7만t 규모다. 모멘티브를 인수하면 실리콘 생산 능력이 연 30만t으로 세계 2위 규모로 올라서는 데다 반도체 웨이퍼 등 첨단산업에 사용할 수 있어 사업의 안정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멘티브를 인수하면 국내보다는 해외 반도체 시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실리콘 공급자가 될 것”이라며 “건설업과 조선업 침체로 줄어드는 매출과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KCC는 태양광 모듈에 들어가는 실리콘 사업에서 쓴맛을 본 적이 있다. 2000년대 후반 폴리실리콘을 생산했지만 태양광산업 침체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2012년 사업을 접었다.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모멘티브, 실리콘 세계 1위·석영 세계 2위 업체KCC는 '모멘티브'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해당 회사 인수를 포함한 여러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31일 밝혔다.KKC가 반도체 원료·장비업체 원익그룹, 사모펀드(PEF) SJL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미국의 실리콘 분야 선두업체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의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업계에 따르면 모멘티브는 글로벌 PEF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2006년 GE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등을 인수해 설립한 특수소재 전문업체다.실리콘, 석영, 세라믹 등의 소재를 활용해 전자재료 제품, 엘라스토머 제품, 밀봉 제품 등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실리콘 생산량은 세계 1위, 석영은 세계 2위 규모의 업체다.KCC는 지난해 약 7만t의 실리콘을 생산했는데 모멘티브를 인수할 경우 연간 30만t 이상을 생산하는 세계 2위 회사로 발돋움하게 된다.삼성전자의 협력업체이기도 한 원익그룹은 계열사인 원익머티리얼즈와 원익QNC 등을 통해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반도체 재료인 석영·세라믹 등을 생산하고 있다.원익그룹 역시 모멘티브와 결합할 경우 세계 1위 석영·세라믹업체로 부상한다.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KCC, 원익그룹이 SJL파트너스와 의기투합해 2조원 후반대 규모의 모멘티브 인수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의 투자 비율은 KCC가 45%, 원익이 5%, SJL파트너스가 50%인 것으로 알려졌다.KCC 컨소시엄은 다른 인수 후보와 막판 경합을 벌이는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 중순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컨소시엄은 모멘티브 인수 뒤 실리콘 사업부와 석영·세라믹 사업부를 분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KCC는 "향후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KCC는 모멘티브 인수 추진 보도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해당 회사 인수를 포함한 여러 전략적인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31일 답변했다.회사 측은 "향후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